PRESS 2010-05-05 음악교육신문 인터뷰 (원본)
2010-04-17 01:55:41
관리자 조회수 4359

◎ 안녕하세요. 음악교육신문사 전지현 기자입니다. 허원숙 교수님을 저희 신문에 모실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음악교육신문은 창사 20년의 전통을 가진 신문사로 업계의 대표성과 공신력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가 다양한 장르로 영역을 넓혀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소식을 전달하는 언론매체가 될 것을 약속드리며, 아래 인터뷰 질의서를 첨부하오니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신문 발행일:: 5월 5일(제451호)]

 

▲ 이번 리사이틀은 피아니스트에겐 더욱 특별한 작곡가 ‘쇼팽’을 기념하는 무대로 소감과 포부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이번 무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피아노라는 악기는 바흐, 모차르트를 거쳐 베토벤에 들어오면서 확고한 형태와 규모를 갖추었지만 피아노 자체의 음색과 멜로디 형태 등은 쇼팽에 이르러 확연히 바뀌었습니다. 피아니스트에게 쇼팽이란, 피아노라는 악기의 음색을 비로소 찾아준 어머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식에게 있어서 어머니를 기념하는 일보다 더 고마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쇼팽과 슈만은 똑같이 1810년생이며 올해 두 작곡가를 기념하는 음악회가 전 세계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슈만보다 쇼팽이 더 많이 언급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에서라고 할 수 있겠죠. 더구나 피아니스트라면 기꺼이 이 순간을 기다리지 않았겠습니까?

▲ 2개의 폴로네이즈(작품번호 26), 3개의 녹턴(작품번호 9), 3개의 녹턴(작품번호 15), 5개의 마주르카(작품번호 7), 4개의 즉흥곡 등 ‘녹턴과 즉흥곡’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선정이유, 곡의 느낌,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 등).

이번 연주회는 금호문화재단에서 쇼팽 스페셜로 꾸미는 연주회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여러 연주자들, 예를 들면 손열음, 박종화, 유영욱, 김성훈, 아우어, 카차리스같은 연주자들의 연주곡이 서로 중복되지 않게 프로그램을 계획해야하는 일이 무척 중요했으리라 봅니다. 금호재단에서 신경 쓴 대목도 바로 이런 것이었을 테고요, 그래서 저에게 의뢰가 온 내용은 즉흥곡을 중심으로 하고, 1836년 이전의 초기 소품으로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있어서는 조금은 어려운 선택이었는데, 제가 그동안 연주해왔던 작품들은 대부분 규모가 크거나 후기 쪽의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의 작품으로 시간과 장르를 고려해 짠 프로그램이 이번의 연주곡이 되었습니다.

▲ 작곡가 쇼팽, 혹은 그의 작품에 대한 확고한 생각, 또는 교수님만의 에피소드가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쇼팽을 연주하기에는 타고난 음색의 개성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베토벤을 칠 때의 음색, 브람스를 연주할 때 필요한 음색이 다 다르듯이 쇼팽의 음색은 그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 어려운 것은 다른 작곡가 예를 들어 베토벤 같은 작품은 구조면에서 보다 더 탁월하고 견고하기 때문에 음색이 다소 다르더라도 견뎌낼 수 있는데, 쇼팽에 있어서는 구조 자체가 단순 반복과 변주로 피아노의 음색을 아름답게 투영해내는 작품들이 많아서 (특히, 제가 이번에 연주하는 곡들은 대부분 그렇습니다.) 음색을 찾아내는 일이 관건입니다.

▲ 관객의 입장에서 특별히 주목해야할 이번 무대의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관객의 입장에서 주목할 점이라고 하기에는, 저 자신이 연습하면서 포인트로 잡았던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에 곡을 정하고서 참 힘들었습니다. 그것은 이 작품들이 조그만 소품들로서 유기적인 관계나 긴장도의 상승효과 같은 점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생각하게 된 것이, 즐기는 음악을 선사하자는 것이었죠. 즐기되, 소박하고 정겨운 것들, 스치고 지나치는 것들을 간직하기! 그것이 이번 연주회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 후학양성에도 열정을 다하시며, 무대 해설자로도 왕성하게 활약하셨습니다. 교수님의 음악에 관한 지론과 교육방침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누구나 숨쉬는 공기를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그저 하루 24시간 의식하지 않고 공짜로 쉬는 것이 공기며 산소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신선한 공기를 파는 카페도 등장했다더군요. 그만큼 우리가 의식하지 않았던 것들이 소중해졌다는 말입니다.

음악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요즘은 넘쳐나는 음원들로 인해서 음악이란 CD를 틀고 MP3로 다운받고 하면 얼마든지 세계적인 대가의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음악을 공부하고 연습을 하는 일들을 경시하기 시작합니다. 많은 노력과 비용에 비해 경제효과가 적다는 이유에서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대가들의 음반을 쉽게 구하게 된 과정을 생각해보시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그 안에 들어있었는지 알게 되실 것입니다. 그런 음반이 나오게 되려면 그 많은 노력의 공정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사회전반에서 존중해야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요즘 사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효율을 강조하고, 학교에서도 효율이 떨어지는 전공은 축소하거나 없애는 게 실제상황입니다.

하지만 음악은 경제효과를 따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음악은 감동을 주고 위로를 주고 사랑을 일깨우고 숨을 쉬게 합니다. 그런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음악인 것입니다.

음악은 절대 가르칠 수 없고 스스로 깨닫도록 도와줘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 또는 청중이 스스로 귀를 열고 눈을 뜨고 호흡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선생의 입장에서, 또는 연주자의 입장에서 설명도 하고 힌트를 주는 것입니다.

▲ 향후 연주일정(독주회, 실내악앙상블, 협연 등)과 선생님의 행보(음반활동 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금호 쇼팽 스페셜 연주회 이후에는 5월 13일 장천아트홀에서 중앙대학교 조인선 교수의 피아노 작품 <투영>을 연주합니다. 그 이후에는 9월에 호서대학교 오이돈 교수의 작품발표회의 피아노 작품 연주를 할 계획이고, 이후 11월에 피아노 두오협회 연주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 가 있습니다. 그리고는 2011년에는 또 다른 작품으로 독주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음반활동은 저의 모든 연주회 일정이 음반활동의 일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황 중에서 남길만한 연주가 나오면 음반작업으로 들어갈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