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ORMANCES 2007-11-30 허원숙의 피아노 이야기 Hommage a Beethoven
2007-11-27 13:27:57
허원숙 조회수 3237

 

 

 

Won-Sook Hur Piano Recital
허원숙의 피아노 이야기

“ Hommage à Beethoven ”


2007년 11월 30일 (금)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주최: 프로아트 협찬: MusicZoo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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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에 앞서...

1836년 독일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그것은 독일의 자존심, 나아가 전 세계 음악인의 영원한 지도자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추종자들에 의한 움직임이었는데요.
바로 베토벤의 기념비를 베토벤이 탄생한 본(Bonn)에 세우자는 운동이었지요.

베토벤의 추종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슈만도 이에 동참하고자 마음을 먹습니다.
특별히 이 일을 위해 작곡한 곡의 수익금을 베토벤 기념 사업회에 기부하리라 하고,
제1악장 Ruinen (폐허)
제2악장 Triumphbogen (개선문)
제3악장 Sternenkranz (빛나는 왕관)으로 부제를 붙인
세 개의 악장으로 된 대작을 작곡합니다.
<베토벤의 기념비를 위한 대 피아노 소나타 - F.와 E.작곡>이라는 제목과 함께.
아시죠?
F는 플로레스탄 (Florestan), E는 오이제비우스 (Eusebius)로
슈만의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동시에 나약하고 섬세하며 사색적인
슈만의 이분된 성격의 대명사인 것을.
하지만 날개가 한 쪽만 있어서는 날아갈 수 없는 법.
슈만의 동지이며 베토벤의 열렬한 추종자인 리스트도 이 운동에 동참하여
이 운동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슈만은 리스트에게 감사의 보답을 합니다.
바로 이 운동을 하면서 작곡했던 작품의 제목을 환상곡으로 바꾸어서
리스트에게 헌정했던 것이죠.
그리고 그 답례로 슈만은 리스트로부터 불멸의 대작을 선물받습니다.
파우스트, 메피스토펠레스, 그레트헨의 운명적인 이야기가 담긴
리스트의 소나타 B 단조를 말이죠.

오늘
베토벤을 존경하던 두 후배작곡가들의 엄청난 대작들과 함께
베토벤의 작고 소박한 소나타 G 장조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제각각인 것 같은 이 곡들은
하나의 끈으로 묶여져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베토벤을 위한 경의 (Hommage à Beethove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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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작품 14-2
Ludwig van Beethoven (1770-1826)
Piano Sonata op.14-2
1. Allegro
2. Andante
3. Scherzo. Allegro assai


슈만: 환상곡 C 장조, 작품 17
Robert Schumann (1810-1856)
Fantasie in C Major, op.17
1. Durchaus phantastisch und leidenschaftlich vorzutragen-
Im Legendenton-Tempo primo
2. Mäβig. Durchaus energisch-Etwas langsamer-Viel bewegter
3. Langsam getragen. Durchweg leise zu halten-Etwas bewegter


intermission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
Franz Liszt (1811-1886)
Piano Sonata in B Minor
Lento assai-Allegro energico-Grandioso-Recitativo-Andante sostenuto-
Allegro energico-Più mosso-Stretta quasi Presto-Presto-Prestissimo-
Andante sostenuto-Allegro moderato-Lento ass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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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허원숙 (Hur, Won-Sook)

서울음대 기악과 졸업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피아노과 졸업 및 동대학 실내악과 수학

발세시아 국제 콩쿠르 1위 입상
비오티 국제 콩쿠르, 포촐리 국제 피아노 콩쿠르, 마르살라 국제 콩쿠르 입상

루마니아 오라데아 국립교향악단, 상해방송교향악단, 팔레르모 유스 오케스트라,
충남교향악단, 마산시립교향악단, 천안시립교향악단,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협연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국제 음악 페스티벌 초청 독주회를 비롯한 독주회 다수

KBS FM 기획 <한국의 음악가> CD 출반
독주회 실황 CD 제1,2집(서울음반) 출반
실황 CD "바람아 너는 보았니...“ (아울로스 뮤직) 출반
실황 CD "Reflexion", "Variations+" (MusicZoo Entertainment) 출반

KBS FM 의 음악작가 역임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에서
<허원숙의 생활을 노래함>,<허원숙의 피아니스트 플러스> 코너 진행

현재 호서대학교 교수

홈페이지 www.hur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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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마치 오래된 사진 한 장을 보는 느낌입니다.
학창 시절, 오른팔과 왼팔 역할을 묵묵히 해내던 두 학생과
그 뒤에서 두 팔로 두 학생의 어깨를 감싸시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해주신 선생님의
다정한 한 때를 추억하는 사진 말입니다.
물론, 그 두 학생은 슈만과 리스트,
그리고 그 뒤의 선생님은 베토벤이지요.

슈만과 리스트는 음악적인 생각이 서로 달라,
이 후에는 서로를 대적하며 평생을 지내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이 시절,
그들이 서로 주고 받은 음악선물은
이 두 작곡가의 불멸의 대작이 된 작품들입니다.

아.
이게 선물이라는 거구나.
우리는 고작 지갑을 열어
물건을 사고 포장하는 것 정도를 생각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내고 밤을 새고
피를 말리고 뼈를 깎아
백년이 지나도 이백년이 지나도 후대에 전해지는
최고의 작품으로
진심어린 존경과 감사와 사랑을 담아 전하는 것이
바로 선물이구나....

또 한 번의 깨달음입니다.

 

표지설명 _

여행지에서 우연히 기분 좋은 문 하나를 만났다. 굳게 닫힌 차가운 철문도 아닌, 권위와 압도감으로 나를 배척하는 육중한 문도 아닌, 그저 작고 소박하고 정겨워서 누구나 한 번 쯤은 초인종을 눌러보고 싶을 것만 같은 문. 오늘 그 문이 열리길 원한다. 너와 나의 문, 내 안의 문, 음악으로 만나고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고 열어주는 문, 나도 그런 문이고 싶다. _ 허원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