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프로 중에 “어디야?”라는 프로가 있다.
근백이라는 아이와 그 옆을 얼쩡이는 약간 덜 떨어진 아이가 나온다.
약간 덜 떨어진 아이는, 근백이라는 아이한테 늘 지곤 한다.
머리도 모자라고, 체력도 모자라고 아마도 경제력도 모자라는 듯하다.
그래서 그 덜 떨어진 아이는 항상 속상하다.
“우씨! 그래도 난 형 있어. 형~!”
약간 덜 떨어진 아이는 형이 있어 든든하다.
그 형이 뭔가 항상 가르쳐주고 조언을 해 주고 힘이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그 아이는 근백이한테 당했다.
“으아~앙! 혀어어어어엉!”
가슴에 근육이 조금 붙은 빼빼 마른 형은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센 사람이라고 떠벌이고 다닌다.
온 사방을 향해 주먹을 휘둘러대는데, 그 주먹질이 헛주먹질이다.
맞은 사람은 없고, 휘둘러대는 자기만 지친다.
그래도 그 아이에게는 형이 최고다.
“일루와 일루와 일루와....”
근백이한테 뭔가 또 지고 분해하는 동생에게
형은 묘수를 가르쳐준다고 불러낸다.
그리고 정말 말도 안 되는 묘수, 근백이를 이길 묘수를
가르쳐준답시고 침을 탁! 뱉는다.
“이거야! 이거!”
“이거야?” 동생의 침이 꼴깍 목구멍을 넘어간다.
“할 수 있어?”
“응!!”
짧은 대답에 굳은 결의라도 담겨있는 듯 하다.
아마도 이번에는 근백이도 나를 이기지 못할 것 이라는 확신이라도 서는 듯이.
그리고 바로 뒤돌아 근백이에게로 달려간다.
“근백아~!”
근백이 앞에 서 있는 덜 떨어진 그 아이는 형이 가르쳐준 묘수를 생각한다.
그리고 입 안의 침을 모아 뱉으려고 애쓴다.
그 사이 근백이는
“퉤!”
벌써 침을 뱉어버렸다.
아으, 이번에는 이겨볼까 했는데...
그 덜 떨어진 아이는 속상하다.
그래도 형이 뭔가 더 가르쳐 주겠지.
“일루와 일루와 일루와”
형이 부른다.
또 다른 묘수를 가르쳐 주겠노라고.
하지만 사실 형도 어떻게 근백이를 이길 수 있는지 모른다.
단지, 힘 자랑 좀 하고 싶고, 몸 자랑도 좀 하고 싶을 뿐이다.
단지, 자기를 전지전능한 신쯤으로 알고 있는
덜 떨어진 동생에게 실망을 주지 않으려고
사방에 주먹질에다, 팔굽혀펴기, 가슴에 왕짜 새기기 등등을
하고 다닐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갈수록
형은 힘이 쭉 빠지고 지쳐버린다.
서론이 길었다.
한 편의 코미디를 보면서,
우리 시대의 수 많은 멘토들도 저런 형의 모습이 아닐까 했다.
남을 거론할 것도 없이
바로 내 모습이 저런 모습은 아닐지.
“일루와 일루와 일루와”하면서
말도 안 되는 비법을 전수하면서
폼 재고 뻐기고 다니지만,
그 형처럼 마지막에는 제풀에 넘어지는
약하디 약한,
그래서 그 덜 떨어진 아이보다
조금도 나을 것 없는 초라한 모습은 아닐지...
공부하자.
공부해서 남 주자.
공부해서 남 주고 또 공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