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가을.
"우리에게 치유의 물결을" 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내 독주회에
KBS FM 의 PD 홍순덕 님과 이미선 아나운서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홍PD님이 말을 거셨습니다.
"재미있네... 프로 하나 하지.."
그리고는 며칠 후 방송국에 들르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예전 음악작가 일을 했던 곳이고 인터뷰로 자주 들르던 곳이었던 방송국은 그리 생경한 곳은 아니었지만,
조금의 부담감을 가지고 방송국을 찾았습니다.
미소가 정겨운 김진우 PD님이 담당하시는 <당신의 밤과 음악>이라는 프로였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한 석달만 출연해달라는 말에 속아서(?)
시작하게 된 <당신의 밤과 음악>.
말주변도 없고 사회성도 없는 나는
하루 하루 이야기를 꾸려내느라 바쁘게 지냈습니다.
음악 전반에 걸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 <생활을 노래함>이라는 코너는 어느 덧
<피아니스트 플러스>로 변신을 했습니다.
김진우 PD 님에서 이연희 PD 님을 거쳐 김혜선 PD 님까지...
이미선 아나운서님과, 이하영, 박나경 작가님과 함께
오순 도순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다 보니
해가 가고 또 새 해가 오고...
그렇게 4년 동안의 긴 여정이 끝났습니다.
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많은 피아니스트들,
정말 내 인생의 많은 멘토들을 만났습니다.
마리아 유디나, 마리아 그린베르그, 얼 와일드,라자르 베르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경과 좌절과 아픔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피아노의 꽃들을 만났습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을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게 해 주신 <당신의 밤과 음악>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다시 돌아갑니다.
말하는 피아니스트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
연주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내가 연습하는 피아노에 새로운 8자 성어를 써놓았습니다.
매주 한 번씩 나를 웃게 만드는 코너에서 따 왔습니다.
피아노로 한 걸음 더 다가가려고요.
“이리 오슈, 냉큼 오슈”
푸하하하.....
기다려... 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