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2010-05 월간 피아노 음악_콘서트 & 인터뷰 (국지연 기자)
2010-06-04 10: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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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 월간 피아노음악_ 콘서트 & 인터뷰

 

봄날에 듣는 쇼팽 소품

 

허원숙

 

당신은 왜 내 마음에둥지를 틀고 사랑을 만들고 행복과 연민을 쏟아내십니까? 그리하여 나로 하여금 음악과 더불어 첫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상실 저끝에서 위로를 받고 춤을 추게 하십니까? 당신이 없었다면 피아노의 아름답고 투명한 음색은 찾아지지 못했을 것이며 세상의 음악은 논리의 전개와 분석과 구성으로 복잡해졌을 것이며 나 또한 이리도 쉽게 음악에 다가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 쇼팽은 어떤 작곡가입니까? 허원숙의 프로그램 노트 중 -

 

피아니스트 허원숙 (호서대 교수)의 쇼팽 연주를 만났던 것은 2008년 가을 독주회에서였다. 자기 색깔을 뚜렷하게 갖고있는 쇼팽 발라드 연주는 물론 특히 그의 앙코르곡이었던 바그너의 '사랑의 죽음'의 테마을 들으며 그의 마음 깊숙한 곳에 용광로처럼 끓고 있는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성,순수한 예술성을 감지할 수있었다. 쇼팽 탄생 200주년 기념 금호 아트홀 <쇼팽 특집? 연주회 시리즈로 5월 6일 그의 연주 소식이 들려온다.

 

"이번에 연주하는 쇼팽의 작품은 폴로네즈,녹턴,즉흥곡을 중심으로 마주르카, 폴로네즈 등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모두 초기의 작품들이고 대부분 그의 맑고 섬세한 음악성이 그대로 드러나야 해서 연주하는 데 조금은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아요."

기획 연주이고 각 날짜마다 연주자와 앙상블 주자의 특징을 살려 주제별로 기획된 무대이지만 비슷한 느낌의 성격을 가진 쇼팽의 소품들로 한 무대에서 끝까지 호흡의 완급을 조절하며 연주를 하는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쇼팽의 작품은중기와 후반에 가면 화성도 너무좋고 선율 자체도 여러 성부가 섞여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지요. 물론 초기의 음악들도 매력이 있지만 한 무대에서 계속 비슷한 시기의 작품을 연주하는 것이고, 자칫 잘못 연주하면 유치하게 들릴 수 있기에 그런 면을 많이 고려해서 연주하려해요. 그런데 요즘 연주를 준비하며 평소에는 소품으로 연주되는 작품이 각각 메인이 되어 빛을 내니까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오히려 그 색깔을 더 확연히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런지 연주를 준비하는 마음이 요즘은 한 결 가볍고 행복해졌습니다."

 

쇼팽만큼 피아니스트에게 영원한 로망인 작곡가가 또 있을까. 그녀 역시베토벤이 피아노 악기를 이용해서 자기의 오케스트라적인 표현을 이끌어냈다면 쇼팽은 피아노 음색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피아노만을 위한 음악을 만들어냈던작곡가였다고 말한다. 그가 프로그램 노트에서도 말했듯이 쇼팽은 논리의 전개와 분석과 구성을 넘어 천재적인 음악성으로 인간의 가슴에 직접 뛰어들었던 가장 사랑받는 작곡가이기도 하다.

 

"쇼팽 특집을 통해 무엇보다도 쇼팽의 주옥같은 쇼품으로 청중을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더욱이 진정으로 쇼팽을 느낄 수 있는 마주르카나 녹턴, 초기의 폴로네이즈, 그리고 즉흥곡을 연주할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한 친밀한 분위기에서 청중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어서 저 역시 기대도 크구요, 피아노 연주회의 역사는 리스트 이후 악기의 발전과 공연 문화의 변화로, 대규모의 작품과 그에 따른 대공연장 위주의 공연이 되어버렸지요. 하지만 진정으로 쇼팽의 맛을 감상하기에는 소품을 친밀한 자리에서 감상하는것이 최적인듯 싶어요. 화려한백합꽃에서는 볼 수 없는 섬세함과 친근함을 소박한 들꽃에서 발견하는 느낌으로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정말 내내 행복했습니다. 그 느낌이 청중에게도 오롯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연주자와 교육자, 두 가지 열정

 

그동안 <허원숙의 피아노이야기> 등 다양한 컨셉트의 족주회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무대에 담아내왔던 그는 KBS 음악작가 (이미선의 가정음악), 진행자(당신의 밤과 음악 코너 중), 그리고 청소년 교육프로그램 등의 강사로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감성과 지성이 어우러진 그의 통찰력있는 진행과 강의는 큰 호응을 일으켜 라디오를 듣는 일반 대중도 전문가의 쉬운 해설로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나와 전혀 다른 존재일 거라고 생각했던 한 피아니스트의 존재가 클래식 음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매개의 통로로 대중에게 스며들었던 것이다.

 

"음악은 소통이지요. 함께 사는 시대를 알고 이해하고 사람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주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모두 서로 교감이 되어야해요.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우선 학생들의 수준이 다양하기 때문에 각 학생들에게 맞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연습에 지친 아이들에게는 음악이 뭐가 재미있는지를 찾아내게 하는데 중점을 두지요.

또 음악적인 재능을  갖고 열심히 하는 아이들에게는 그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찾을 수 있도록 , 또 여러가지 색깔을 뽑아낼 수 있도록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춥니다.

연주자는 무대에서 빛이 나야하고 교단에서는 내가 연주자라는 입장에서 학생들을 몰아세우지 않아야할 거예요.

교육자와 연주자라는 이유가 서로에게 핑계거리가 되면 안 될 것 같아요. 교육자는 꼭 현재 연주를잘하는사람은 아니어도, 언제였던가는 연주를 잘 했던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학생들에게 음악에 대해 설명 해 줄 수 있으려면 분명 자신이 연주를 잘 했던 순간이 있어야만 가능할테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연주자는 꼭 좋은 교육자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연주는 청중과 연주자와의 문제이기에 소통하는 능력, 음악적인 끼,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는 절묘한 타이밍이 필요하지요."

 

그는 언젠가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생속도가 79 Km 가 되는 떄가 오면 슈베르트의 유작 소나타를 연주하고 싶다고 앴었다.

"나이 79세가 되는 때 슈베르트의 유작 소나타를 연주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요즘은 그러려면 미리 준비를 많이 해 둬야겠다 싶어요. 내가 너무 힘든 약속을 해버렸구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웃음), 슈베르트의 작픔은 손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연습을 규모있게 해야할 것 같아요. 결국 좋은 연주는 꾸미지 않고 자기 생각. 자기 음악을 솔직하게 들려주는 것일 테니까요. 음악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표핸혀내는 연주, 그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위로를 받고 희망이 생기는 그런 연주를 들을 때 우리는 감동을 받습니다. 그 따뜻하고 부드러운 힘이 결국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지요."

 

글 국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