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2007-11 피아노 음악 인터뷰 원본
2007-12-02 14: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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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 피아노 음악 인터뷰의 질문과 대답 원본입니다.

다듬지 않은 원본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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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 피아노음악 인터뷰 (허원숙)


허원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월간 <피아노음악>의 배인혜 기자입니다. 지난 9월에 성남아트센터에서 잠깐 뵈었던 적이 있는데 이번 달에는 선생님 인터뷰를 맡게 되었네요.^^ 이렇게 이메일로 인터뷰하게 되어 아쉽지만 다음에 또 뵐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독주회를 앞두고 무척 바쁘실 텐데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바쁘게 지냅니다.

올 여름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최하는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5가지 주제를 가지고 5주에 걸쳐 렉쳐를 겸한 연주회를 가졌고 또 KT Art Hall 에서도 공연장 분위기에 맞게 이야기를 곁들인 연주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학이 없이 긴 1학기 (2학기가 아니라)를 보내고 있는 느낌입니다.

2시간짜리 렉쳐를 5회를 기획하고 연주와 강좌를 겸한 음악회를 진행하다보니 어느 덧 방학이 다 지나버렸습니다. 그리고 저로서는 제일 중요한 11월 30일 독주회 날짜가 맞닥뜨려졌고요. 큰일났습니다. 어떡하죠?


-이번 독주회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각 곡마다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구성하셨는지, 전체적으로 어떤 주제가 담겨 있는 독주회인지 궁금합니다.

-또 이번 독주회의 부제가 ‘베토벤에 대한 오마주’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날의 연주에서 베토벤 소나타에 가장 큰 무게를 실을 예정이신지요?


(두 질문을 합쳤습니다.)

이번 연주회에 베토벤은 참 중요합니다. 하지만 베토벤 소나타에 가장 큰 무게를 실은 것은 아닙니다. 연주회의 부제로  Hommage à Beethoven 라고 붙였는데, 우리말로는 <베토벤을 위한 경의>라고 말하고 싶군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연주곡이 다 베토벤은 아닙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베토벤의 작품은 가벼운 소품과도 같은 G장조 op. 14-2입니다.

이번 연주는 1839년 독일에서 일어났던 어떤 운동, 베토벤의 기념비를 베토벤이 탄생한 독일의 본(Bonn) 에 세우자는 운동으로 촉발되어 탄생한 두 개의 작품, 즉 베토벤의 추종자였던 슈만의 환상곡 작품 17과 리스트의 소나타 B 단조를 중심으로 하고 그 주변에 베토벤의 소나타 G장조를 살짝 놓았습니다.

슈만의 환상곡은 곡 전체가 모두 베토벤의 오마주입니다. 1악장 폐허, 2악장 개선문, 3악장 빛나는 왕관이라고 소제목을 달고 전체적으로는 <베토벤의 기념비를 위한 대 피아노 소나타 - F.와 E.작곡>라고 만들었지요. 물론 현재는 그 제목들은 모두 사라졌지만요. 그리고 그 곡을 자신과 함께 이 운동에 동참했던 리스트에게 헌정하죠. 그 보답으로 리스트는 자신의 소나타 B 단조를 슈만에게 헌정하고요.

그래서 베토벤의 소나타 G 장조 op.14-2와 슈만의 환상곡 op.17, 그리고 리스트 소나타 이렇게 3곡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올해로 17년째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를 열고 계신데, 이번에도 역시 해설을 곁들여서 청중과 더욱 친밀하게 음악적 공감대를 형성하실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특별히 청중과 유대를 형성하기 위한 선생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살짝 귀띔해주세요.^^


이번 연주회는 정격 연주회라서 이야기를 하는 연주회는 아닌데요, 그 대신 연주회 팜플렛에 기획의도와 약간의 설명이 있습니다. 특별히 청중과 유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하우는 없고요, 중요한 것은 내가 청중의 마음이 되어서 생각해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더운 여름날 외출 후 집에 들어온 사람에게 처음으로 무엇을 건네죠? 차가운 생수? 왜 그러죠? 땀이 많이 나서 목이 마를 테니까. 그것은 밖에 나갔다 들어온 사람의 마음이 되어보면 금새 알 수 있는 일이죠.

하지만, 추운 겨울날 밖에서 떨다 들어온 사람에게는? 따뜻한 차 한 잔이겠죠? 왜? 밖에 추웠으니까.

그것처럼 청중의 마음이 되어서 생각해본다면 이 순간에는 어떤 것을 원하는 지 알 수 있죠. 진지함에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사람에게는 농담 한 마디. 계속적인 농담으로 허전해진 사람에게는 진지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말 한 마디. 그런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겠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용입니다.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했는지 하는 것이죠. 아무리 좋은 타이밍에도 내용이 없으면 전체적으로는 허무할 테니까요.


-평소 심리학 관련 서적을 즐겨 읽으신다고 들었는데, 이것이 선생님의 음악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지 궁금합니다. 또 이외에 다른 취미활동을 갖고 계신지요?


심리학 서적을 즐겨 읽는 것은 아니고, 즐겨 읽은 책 중에 심리학 책이 있었던 거구요, 책은 시간 날 때마다 읽는 편이지요.

최근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을 읽었는데, 작가의 발상이 약간 허황되면서도 재미있었어요. 우리의 미래는 사실은 엄청난 과거다... 일종의 우주의 윤회설...뭐 그런 이야기였는데.

그 외에 쇼스타코비치의 <증언>이라는 책도 읽었는데, 정말 감동적이에요. 쇼스타코비치가 활동했던 시대의 상황과 주변 인물들에 관해 많이 알 수 있고요, 더욱 중요한 것은 쇼스타코비치를 좋아하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고나 할까.


-지난 2000년부터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에 고정출연하고 계신데, 이와 같이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활동을 통해 선생님이 지향하시는 음악적 방향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음악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음악인은 된장녀의 인상이 아주 강하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팠어요. 피아니스트라면 화려한 무대에서, 호화로운 생활과, 안락함.. 등등 그런 것들만 떠오르나봐요. 그들의 고뇌와 인내와 끝없는 훈련과도 같은 연습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요. 제가 소개하는 KBS FM의 <피아니스트 플러스>라는 코너를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알게 모르게 잘못 인식되어졌던 피아니스트의 선입견이 바뀐다면 좋겠어요. 요즘 특히나 예술계 문제로 언론에서 떠들썩한데 말이예요.

제가 지향하는 음악적 방향이라면... 클래식의 진지함과 영원함, 그리고 친숙함같은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 동참하도록 하는 것들이죠.


-또한 이렇게 다방면에서 활동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으신지요? 바쁜 활동 가운데에서 얻는 기쁨들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힘들죠. 당연히.

기쁨이라면... 멍석 펼 자리가 주어진다는 것. 사실 재능많고 실력있는 후배들 많은데, 그 실력을 펼칠 자리는 별로 없지 않거든요. 학교에서, 무대에서, 방송에서, 또한 교육프로그램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쁨이죠 뭐.


-마지막으로 올해 안에 계획하고 계신 것들이 궁금합니다. 연주활동을 비롯해서 연주회가 끝나고의 개인적인 계획들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11월 30일 독주회가 끝나면 일단 쉬어야겠죠.

사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의 세종아카데미에서 5회의 해설이 있는 독주회를 여름방학기간에 가졌고, 또 KT 아트홀에서도 이야기가 있는 독주회를 했어요. 그러니 이번 11월 30일에 하는 독주회가 사실은 올해 7번째 독주회인 셈이에요. 쉬어야지요. 재충전하고 내년에 다시 좋은 연주회로 만나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위의 질문 외에 선생님께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으신지요?


없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