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1996-05 음악춘추) 작품하나하나에 자신의 새로운 음악 어법 담아
2007-11-26 13: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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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5 음악춘추)

인터뷰
피아니스트 허원숙

작품하나하나에 자신의 새로운 음악 어법 담아....글: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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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라면 투철한 음악관을 갖고 자신의 음악을 구축하는 데 조금의 주저함 없이 매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그런 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섬세하고 때론 냉철하게, 유약한 듯하면서 강렬한 빛을 발하는 연주자, 피아니스트허원숙이 바로 그런 연주자가 아닐까 한다.

5월 20일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베토벤 <론도 다장조 작품 51-1> 브람스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 작품 24>, 리스트 <단테 소나타>, 히나스테라 <소나타 작품 22>를 프로그램으로 무대에 나서는 허원숙, 그동안 대해 왔던 연주와는 달리 그가 이번 무대를 통해서는 어떤 모습으로 청중에게 다가올지 자못 궁금하다. 그만이 갖고 있는 투철한 음악관과 작품에 대한 확실한 해석이 그의 음악 속에 뚜렷이 배어 있기에 기대 또한 큰 것이다.

"모두 강한 성격의 작품들이라 약간 걱정도 앞서지만 작곡가 자신의 언어로 새롭게 구성된 완벽한 건축물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베토벤은 정교한 건출물을 접하는 듯한 음악이 주인데 <론도>에서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베토벤의 한 없는 음악성을 느끼게 해줍니다. 브람스는 작품 속에 특유의 당김음 처리, 넓게 펼친 화음, 할 말을 다 못한 듯 담아두는 노래 등 그만이 갖고 있는 음악 세계를 펼쳐 놓았고 피아노라는 악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리스트의 작품은 빅토르 위고가 단테의 <신곡>을 읽고 쓴 시의 제목을 따서 만든 작품으로 연옥, 지옥, 천국의 사후 세계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1952년 작품인 히나스테라의 <소나타>는 민속 음악적 요소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는 곡으로 피아노의 타악기적 요소를 부각시킨 것이 특징이지요."

호서대 교수로서 후학 앵성에도 정성을 다하며 앙상블 프리즈마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서울대 음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졸업, 비오티 발세시아 피아노 콩쿠르 1위 입상 및 비오티 콩쿠르, 포졸리 콩쿠르, 마르살라 콩쿠르에 입상한 바 있다. 또한 이탈리아 순회 독주회 및 협연을 비롯하여 빈에서의 독주회와 실내악 연주 등으로 자신의 음악적 입지를 확고히 해오고 있는 허원숙은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 초청, 독주회를 가진 바 있다. 그리고 1993년 음악동아 '93년을 빛낸 국내 베스트 연주가'로 선정되었고 KBS 기획 한국의 연주가 CD 제작과 독주회 실황 CD 1,2집을 출반하여 일반 음악 애호가들에게도 가까이 다가서고자 한다. 5월 중순쯤에 출반되는 CD는 1990년부터 1995년까지 그가 연주했던 곡들이 실황으로 녹음된 것인데, 프랑크, 라벨, 라흐마니노프, 바흐-실로티, 스크리아빈, 쇼팽, 베르크, 리스트의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음악 전공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로 중요한 것은 음악 뿐만 아니라 포괄적이고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이라고 역설하는 허원숙. "학생들을 보면 자기가 하고 있는 곡에만 급급하여 다른 많은 것들을 놓치고 마는 모습을 종종 대하게 됩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좋지만 여러 가지 방면으로 경험을 쌓는 연습을 함으로써 포괄적인 시야로 음악을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음악을 자신만큼 사랑하는 그가 발산하는 음악 세계를 봄빛 만연한 5월에 만날 수 있음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더없는 큰 기쁨으로 다가갈 것이다.

글: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