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2013-02 월간 대전예술 2월호 인터뷰
2013-04-06 00:37:49
관리자 조회수 3033

월간 대전예술 2월호

<Spotlight-대전문화예술의전당> 인터뷰 요청의 답변 원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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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3색 인터뷰 질문지>

 

1. 질문

?평소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 포커스를 어디에 맞추시는지,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는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어 프로그램을 구성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답:(허원숙)-

?전반적으로 제가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연주회를 통하여 청중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전체적인 테마가 정해지고 나면 독주회 전반의 프로그램의 흐름을 고려하게 되지요.

이를테면 기승전결의 포맷이라든지, 아니면 전반부와 후반부의 대결구도라든지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테크닉적인 구성에 관한 것들인데요,

작품의 밀도와 성격을 잘 파악해서 제 자리에 배치하는 일은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작품이 설치될 공간과 순서를 고민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하겠지요.

같은 작품들이라도 다른 순서로 연주되면 연주효과는 사뭇 달라진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저의 독주회의 프로그램은

1부에 세자르 프랑크의 전주곡, 코랄과 푸가

César Franck : Prélude, Choral et Fugue,

모리스 라벨의 쿠프랭의 무덤

Maurice Ravel : Le Tombeau de Couperin,

2부에 이건용의 여름빛에 관한 세 가지 악상 (2012)

Geonyong Lee : Three Ideas on the Light of Summer (2012),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42

Sergei Rachmaninoff : Variations on a Theme of Corelli, op.42입니다.

1부의 작품들은 피아노를 위한 피아노곡이라기보다는 피아노를 위한 오르간곡이며 쳄발로곡입니다.

오르간 연주자였던 프랑크는 그의 오르간 어법을 피아노곡에 담았습니다.

제목에서부터 바흐의 오르간 작품을 떠올리는 이 작품은 사실 음악의 내용면에서도

바흐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습니다.

우선 전주곡, 코랄과 푸가라는 전통적인 오르간 작품의 형식을 취한 것을 볼 수 있고요,

푸가에 나오는 주제는 바흐의 칸타타 “울며 애통하며”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라벨의 쿠프랭의 무덤 모음곡은 프랑스의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쿠프랭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곡입니다.

바로크시대 모음곡에 쓰이던 3개의 춤곡과 함께 전주곡, 푸가, 토카타를 합하여

쳄발로의 음색과 표현방법을 인상주의 화성과 어법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입니다.

2부는 온전히 피아노를 위해 구상되고 탄생된 작품인데요.

그 중 첫 곡은 2012년 저의 위촉으로 이건용 교수님께서 작곡한 여름빛에 관한 세 개의 악상입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여름빛이란 보들레르의 가을의 노래의 첫머리에 나오는 표현을 가져온 것이라는데,

가을이 되어서 비로소 느끼는 찬란했던 여름날의 짧음을 아쉬워하는 것이라 합니다.

바삭거리는 여름햇살이 비치는 들판의 광경, 한탄하는 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책 없이 힘차게 솟구치는 젊음의 패기 그런 것들이 녹아있는,

가을을 경험한 자만 느낄 수 있는 지나가버린 여름날의 추억 같은 곡입니다.

마지막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42 인데요,

작곡가가 남긴 마지막 피아노곡이죠. 라 폴리아(La Folia)의 주제와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말년의 작품에 항상 등장하는 디에스 이레(dies irae)는

작곡가의 죽음에 대한 강박관념과도 같습니다.

결론으로 말한다면 1부는 음악의 멘토, 바흐와 쿠프랭에 바치는 헌사,

2부의 두 작품은 인생과 죽음에 대한 성찰인 셈인데,

프랑크나 라벨이나 이건용이나 라흐마니노프 모두, 작품을 통해 그들의 슬픔을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때로는 희망으로 때로는 초월로 말이죠.

그래서 저의 연주회의 색은 BLUE입니다.

블루는 슬픈 것이기도 하지만 희망이기도 한 것이니까요.

 

2. 질문

각자 개인 리사이틀의 모습을 갖고 있지만, 전체로 봤을 때는 하나의 공연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비교에 관해서 신경이 쓰일 수도 있다 생각이 드는데요,

이 공연에 동참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답:(허원숙)-

남과 비교되는 것을 신경쓰다보면 끝이 없습니다. 그저 저에게 주어진 세 번째 날에 충실해야지요.

이번 공연에 동참하게 된 것은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의뢰를 받았기 때문에 독주회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임해경 관장님께서 주문하신 것은, 자주 접하지 않는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하셨지요.

관장님의 특별주문 덕분인지, 이번 3인3색 프로그램 모두 매우 알차고 특별한 작품으로 가득찼네요.

 

3. 질문

이번 공연을 찾는 관객들에게 한 말씀 전해주세요.

답:(허원숙)-

3인3색 세 공연 다 참석해 주실 거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