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ORMANCES 1991-10-15 제4회 독주회
2007-11-27 10:59:48
허원숙 조회수 2281

1991-10-15 호암아트홀

 

프로그램:
슈만 환상소곡집, 작품 12
스크리아빈 시곡, 작품 32
쇼팽 4개의 발라드

 

<연주에 앞서...>

 

완성된 형식미 자체로 성격이 규정지어지는 작품이 있는 반면,
형식 이전의 내용으로서 창작동기가 부여되고 기초가 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오늘 연주되는 슈만의 환상 소곡집, 스크리아빈의 시곡, 쇼팽의 발라드 등은
그들이 설사 표제음악적인 표현을 빌지 않더라도
신화나 동화 또는 시들이 음악이라는 추상적 언어를 통해서 표출된 이야기들입니다.

 

슈만의 환상소곡집의 제1곡에서는 황혼의 정휘가,
제2곡에서는 힘차게 날아오르는 기상이 그려져 있고,
제3곡인 '왜?'에서는 쉽사리 해결해 주지 않는 화성의 연쇄가 재미납니다.
제4곡에서는 변덕스러운 마음의 상태가 표현되어있고,
제5곡 '밤'에는 슈만이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에서의 설명처럼
클라라에게의 충족되어지지 못한 사랑의 감정이 격렬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어서 제6곡 '우화'에서는 동물들의 다툼이,
제7곡에서는 뭔지 모르게 뒤숭숭한 꿈의 어지러운 모습이 마치 슈만의 어린 시절의 회상처럼 나타났다가
제8곡 '노래의 끝'으로 사라집니다.

 

스크리아빈의 시곡은 슈만의 환상소곡집을 산문으로 비유할 때,
같은 모티브의 적재적소에서의 반복을 통한
아름다운, 또는 격정적인 시로 형상화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네 곡 모두 같은 3박자 계통으로 이루어졌으나, 제각기 완전히 다른 형식을 가진 쇼팽의 발라드에는
리투아니아 영웅의 비극적인 생애,
물 위에 떠 있는 수련으로 화한 몰락한 중세도시 처녀들의 모습,
물의 요정 옹딘느,
리투아니아 부드리 3형제의 이야기들이 밀도있게 펼쳐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