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저의 이야기도 들어보세요"
2008-10-12 00:52:02
박신영 <shinypark@gmail.com> 조회수 2280
59.10.63.22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제법 쌀쌀했던 날씨와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오르던 것도 생생한데... 

무엇보다도 선생님의 프로그램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욕심 많으신 우리 선생님, 휴식을 두 번 하시면서 까지 40세 기념 연주를 멋지게 해내셨죠.

 

유학 기간 7년 동안 선생님의 연주에 목말라 있던 저는 오늘도 부푼 마음을 안고 선생님의 연주회를 갑니다.

제 손에 이끌려 온 남편은 프로그램을 펼치며 이렇게 말합니다.

"발라드? 이승환의 발라드?"

네, 맞습니다. 남편은 작곡가 프랑크를 보고도 쏘시지가 먼저 생각나는 사람입니다.

 

선생님께서는 1부 내내 아무 말씀도 안하셨다지만,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선생님만의" 쇼팽 발라드를 통해 저는 선생님의 얘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껏 피아노를 "잘" 치려고만 했지, 저만의 음악을 만들려고 해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펼쳐든 월간 피아노음악 90년 11월호 (당시 중1 이었던 저의 첫번째 피아노음악).

18년 전 선생님의 아리따운 사진이 있습니다. 서른 두 살의 선생님...

중학생이었던 제가 서른 두 살이 되고 보니 이제서야 선생님의 음악을 감히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생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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