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3579번의 연주회
2009-11-07 10:48:25
허원숙 조회수 4239

2009년 정기연주회 학과장 인사말

 

 

 

 

모스크바에서 851회, 레닌그라드에서 230회

잘츠부르크에서 23회, 서독에서 169회

체코슬로바키아에서 154회....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가 꼼꼼히 기록한

그의 평생의 연주회 일지입니다.

이것은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의

피아니스트로서의 그의 생애를 담은

<리흐테르, 회고담과 음악수첩>라는 책의 부록에 들어있는 내용입니다.

그 곳에는

1934년 3월 19일 오데사에서 시작된 그의 첫 피아노 연주회로부터

1995년 3월 30일 뤼벡에서의 마지막 연주회에 이르기까지

총 3579번의 연주회의 기록과 어림잡아 800곡이 넘는 그의 레퍼토리와

1970년부터 1995년 11월까지의 음악일기가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세계적인 거장, 천재 피아니스트의 화려한 무대의 이면에

성실과 근면으로 끝없이 처절하게 노력하였던 삶의 기록들을 읽어내려가노라면

이 많은 기록도 사실, 1에서부터 시작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다르게 됩니다.

 

1981년. 1에서 시작된 호서대학교 음악학과 정기연주회가

2009년 스물 아홉 회를 맞이하였습니다.

그 스물 아홉의 기록은 모든 이들이 함께 힘을 합쳐 만들어낸 기록인 까닭에

개인이 만들어낸 기록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습니다.

목소리를 합치고,

여러 악기가 화음을 만들고

서로의 귀와, 눈과, 입과, 마음과 머리로 땀과 정성을 모아 만들어내는

호서대학교 음악학과 제29회 정기연주회.

리히터의 3579번의 연주회처럼

성실과 정성을 다한 노력으로 아름답게 열매 맺고

여러분께 깊은 감동을 드리겠습니다.

 

 

2009년 11월 음악학과장 허원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