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2008 졸업연주회를 맞이하며 (인사말)
2008-11-06 17:15:28
허원숙 조회수 2846

몇 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떠나던 제자가

마지막 인사로 나에게 한 뼘 크기의 파키라 모종을 가져왔습니다.

그 조그맣고 연약한 화분을 받는 순간, 귀엽다는 생각보다는

에구, 며칠이나 갈까...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 나의 걱정을 잠재우려고 결심이나 한 듯

파키라는 무럭쿠럭 자라나기 시작해서

두 번의 분갈이를 거쳐 이제는 제법 늠름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키운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입니다.

나는 그저 물 한 모금 주고, 햇빛 한 자락 쬐어주었을 뿐인데,

그 여린 몸에 어찌 그리 큰 힘이 숨어있었는지

스스로 숨 쉬고 스스로 흙에서 양분을 섭취하고 자랍니다.

그는 방법을 내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크고 난 모습을 보니까

크면서 가장 많이 섭취한 것은

물도 아니고 햇빛도 아니고 공기도 아닌,

키우는 이의 사랑과 정성으로 가득 찬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2008년 11월, 지난 4년간의 사랑을 가득 먹고 자라난

33명의 호서의 파키라 나무가 여러분께 선보입니다.

교수님들의 사랑, 부모님들의 기대, 그리고 친구들의 우정을 머금고

늠름한 모습이 된 파키라 나무입니다.

기특함과 대견함과 새로운 희망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그리고 정성껏 가르침을 주신 교수님들과 부모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08년 11월

호서대학교 예체능대학 음악학과장 허원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