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2008 호서음악축제에 부친다.
2008-05-05 12:49:14
허원숙 조회수 2694

건학 30주년 기념

2008 호서음악축제

인사말

 

 

어떤 꼬마가 상품 포장지를 보면서 이야기했습니다.

- 어, 이 회사는 30년 된 회사네?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며 신기해하는 엄마에게 아이가 대답합니다.

- 응, 여기 since 1978 이라고 써 있잖아!

역시 조기영어를 가르친 보람이 있다며 흐뭇해하는 엄마에게 아이가 이야기합니다.

- 엄마, since 가 신장개업이라는 말 아냐?

어이가 없죠.

큰 뜻을 품고 어린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친 엄마에게는 이 아이가 대견한지 몰라도

이 아이에게는 사실, since는 신장개업, excuse me는 야,비켜! 정도의 언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의사가 소통한다는 것.

자신의 뜻을 남에게 전달하고, 또 남의 의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대화의 현장으로 한 걸음 나아간 것 아닐까요.

호서대학교를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삽을 뜬 지 30년이 지났습니다.

또한 우리 음악학과도 음악이라는 뜻을 세우고 30년을 걸어왔습니다.

사람에게 30년이란 논어의 '三十而立'에서처럼 이립(而立)

즉, 모든 기초를 세우는 나이를 말합니다.

호서음악학과도 그런 의미에서

훌륭하신 교수님들로부터 학업을 전수받고,

스스로의 학문을 깨우치고 다시 강단에 서서

꿈 많은 후학들을 가르치는 스승도 배출하였으며

또한 그 스승으로부터 기초를 다지고 세우는 작업은 지금도 계속됩니다.

아름다운 일입니다.

처음에는 어린이 식의 언어소통이었지만

이제는 이립, 스스로 모든 기초를 세우는 경지에 이른 것처럼

호서음악인의 경지도 한 단계 더 승화했습니다.

 

2008년.

건학 30주년을 맞이하는 호서음악인의 축제로

학생들과 동문들과 스승이 어우러져 무대를 마련합니다.

함께 노래하고, 함께 연주하고, 또 함께 새로운 음악을 창조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린이 식의 언어소통이 아닌,

나의 음악과 생각과 마음과 이상을 나누는

최고의 음악인으로 발돋움하겠습니다.

그 모습을 사랑과 격려와 기쁨으로 지켜봐주십시오.

 

음악학과장 허원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