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트랜스크립션의 대가\"...얼 와일드 2 방송원고:당신의밤과음악 08-02-23
2008-02-24 17:07:49
허원숙 조회수 2832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

허원숙의 <피아니스트 플러스>코너

2008년 02월 23일 원고....Earl Wild (2) “ 트랜스크립션의 대가 ”

(1915.11.26.피츠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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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피아니스트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얼 와일드.

1915년생이니까 현재 우리나이로 94세인데요, 89세에 심장 수술을 받고 이듬해 7월부터 11월에 이르기까지 미국전역과 암스테르담에서 90회 생일 기념연주회를 가지고, 또 여태껏 녹음하지 않았던 곡으로 새로운 음반 (57번째 음반)을 출시했던 분입니다.

3살 때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어서 축음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피아노에서 재현할 수 있었다고 하고요, 피아노와 작곡에 모두 탁월한 재능이 있어서, 리스트, 파데레브스키, 부조니의 직계제자들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낭만주의 피아니스트의 정통 계보를 이어받았는데요, 지방 라디오 방송국의 실내악단을 위해 곡을 편곡해주던 것이 인연이 되어서 NBC 네트워크의 멤버로 작곡과 솔로연주와 앙상블, 그 밖에 오케스트라의 피아니스트 단원으로 들어가 활동을 하면서 토스카니니, 클렘페러, 미트로풀로스같은 세계적인 지휘자들의 눈에 띄게 되면서 연주가로 우뚝 서게 된 사람이지요.

 

2차 대전 중에는 미국 해군에 입대해서 해군군악대와 피아노 협주곡을 21곡 연주했고요, 그 군악대의 제4플루트주자였기도 했는데, 제대한 후에는 다시 미국의 방송국인 ABC 방송의 스태프 피아니스트로서, 지휘자로, 작곡가로 1968년까지 일을 하게 되지요.

 

얼 와일드는 NBC에서 일을 할 때 보다 ABC 방송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연주와 지휘를 하는 계약을 많이 따오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아마도 이젠 중견이 되어서인듯?) 1962년에는 ABC 방송에서 특별한 작품을 의뢰하게 되죠. 바로 부활절 오라토리오의 작품 의뢰였는데, 이것은 텔레비전 네트워크에서 지원하는 메이저급 음악작품으로서 첫 번째 기록적인 사건이었다고 해요.

 

이 작품은 요한계시록에 바탕을 둔 내용이었는데, 1부 현자의 봉인, 2부 일곱 번째천사, 3부 새로운 날 이라는 부제들로 붙여진 3부로 짜여진 곡으로, 4명의 솔리스트와 합창으로 춤과 음악과 노래와 무대예술이 어우러진 방대한 스케일의 오라토리오였죠. 1962년에 한 이 작품의 연주와 방송은 아주 성공적이었고, 또 이 연주는 1964년에 다시 무대에 올려져서 새롭게 공연을 다시하고 또 그 공연은 방송되었고요.

 

10대초반의 어린 나이에 방송국의 실내악단을 위해 편곡을 해 주던 소년. 그 인연을 계기로 방송국의 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로 연주가의 길을 한 걸음씩 내 딛기 시작한 소년이 이제는 훌륭한 기념비적인 대작을 선보이는 작곡가로서, 또한 피아니스트로서, 지휘자로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마음껏 펼치게 된 셈인데요.

 

음악 듣겠습니다.

미클로스 로자 라는 작곡가를 아시나요?

영화 벤-허 의 음악을 담당한 작곡가인데, 원래 직업은 영화음악작곡가가 아니고 클래식 작곡가이죠. 미클로스 로자가 작곡한 작품 중에서 Spellbound Concerto를 듣겠습니다. <스펠바운드>라는 영화는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 영화인데요, 그레고리 팩과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했고요, 우리나라에는 <백색의 공포>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었지요.

그 영화의 음악이었던 음악, 미클로스 로자의 Spellbound Concerto.

피아노엔 얼 와일드, Charles Gerhardt 가 지휘하는 런던 프롬나드 오케스트라의 연주입니다. (연주시간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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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악을 들으시면서 영화를 떠올린 분들도 계실텐데요, 그레고리 팩이 정신분열증이 있는 의사로 나오죠. 하얀 식탁보에 우연히 포크로 줄 세 개가 그어진 것을 보고 심한 불안증을 겪게 되고 그 계기로 불안의 원인을 찾아서 추적을 하는 내용인데요, 영화음악답게 이 곡에 그런 불안한 심리묘사가 잘 표현되어 있죠?

 

이 곡이 수록된 음반은 Earl Wild goes to the Movies 라는 음반인데요, 웬 영화음악음반? 하시겠지만, 얼 와일드가 NBC 와 ABC 방송에 관계하면서 영화음악에도 관심이 많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코미디언인 Sid Caesar(시드 캐사르)가 진행하는 유명한 TV 프로그램 The Caesar Hour 에 1952년부터 1956년까지 고정 출연하여 피아노 솔로로 무성영화를 풍자하는 코너의 배경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시대의 위대한 피아니스트들과 또 얼 와일드의 공통점을 찾으라면 피아노 트랜스크립션을 작곡하는 일인데, 피아노 트랜스크립션은 일반 편곡이 아니라, 어떤 작품을 멜로디나 중요한 화성은 그대로 놔둔 채 골격이나 기교면에서 장식을 많이 해서 화려한 비르투오조 피아니스트들의 연주용 작품으로 새로 만드는 것, 개작을 말하는데요, 특히나 얼 와일드의 경우는 트랜스크립션의 황금시대의 직계후손으로서 피아노 역사의 자리매김을 한 피아니스라고 평가됩니다. 그래서 얼 와일드를 “우리시대의 가장 섬세한 트랜스크라이버”라고 부르는대요.

 

1976년과 89년에는 거쉬인의 아이 갓 리듬, 더 맨 아이 러브 등에 의한 트랜스크립션 에튀드 시리즈를 작곡했고요. 1981년에는 라흐마니노프의 가곡들을 가지고 트랜스크립션을 작곡했고요, 1997년에는 Earl Wild -The Romantic Master 라는 80세 기념 음반을 발매해서 그래미상을 받았는데요, 여기에는 헨델, 바흐, 모차르트, 쇼팽, 요한 쉬트라우스 2세,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크라이슬러, 포레, 생상의 트랜스크립션들이 13곡 수록되어있고 그 중 9곡은 얼 와일드 자신이 작곡하고 8곡은 세계 최초 녹음이라는 신기록을 가진 음반입니다. 음질이 아주 좋은 HDCD급로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트랜스크립션의 대가, 얼 와일드의 연주로 들으실 곡은요,

라흐마니노프의 가곡의 트랜스크립션입니다.

Rachmaninoff/Wild - Vocalise (보칼리즈) op.34-14

Rachmaninoff/Wild - In the Silent Night (고요한 밤에) op.4-3

Rachmaninoff/Wild - Do not Grieve (슬퍼하지 마세요) op.14-8

(연주시간 6:29+4:29+3:21=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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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