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1974년 이화여고 1학년 정반
2007-12-07 16:58:18
허원숙 조회수 3081

1974년 이화여고 1학년 정반 교실 칠판에는
매일아침 마음을 맑게 해 주고 용기와 결단의 힘을 주는

새로운 글들이 적혀있었습니다.

그 글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담임선생님 이인수선생님이셨고요.


선생님은 방과 후 모두들 떠난 빈 교실로 돌아오셔서

다음 날 우리들을 맞을 새로운 글을 칠판에 정성스럽게 적어놓곤 하셨습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아침에 아무리 일찍 와도 적혀있는 새 글에 놀라다가

어느날 우연히 늦은 시각에 선생님께서 교단 옆 왼쪽 칠판에

새로운 글을 적으시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1974년 입학식 날.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금언록을 적을 공책을 준비하라시며

손수 우리들의 이름을 적어주셨댔죠.

그리고 가끔씩 우리들의 공책을 검사하시며

코멘트도 적어주셨죠.


항상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처럼 비딱하게 하시고 다니셔서

5분전이라는 별명도 가지신 선생님.

완벽하신 선생님 모습에 가뜩이나 움츠러든 우리들은

선생님 사랑을 부담과 숙제와 어려움으로 받아들였는데..

지금같으면 더 고마워하고 더 존경하고 더 사랑할 수 있겠는데...

후회와 함께 아쉬움이 밀려듭니다.

그리고 그립습니다.


얘들아, 너희들도 선생님 보고 싶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