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진주\"...에드빈 피셔 2 방송원고:당신의밤과음악 07-11-10
2007-11-28 13:00:10
허원숙 조회수 2696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

허원숙의 <피아니스트 플러스>코너

2007년 11월 10일 원고....에드빈 피셔 (2) “ 진주 ”

* 6. Oktober 1886 in Basel, † 24. Januar 1960 in Zü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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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빈 피셔는 1886년 바젤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서 바젤과 베를린의 음악학교를 다니고 19살때부터는 베를린의 슈테른 음악원의 교수로 있다가 서른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피아니스트의 삶을 시작한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겸, 작곡가라는 것, 기억나시죠?

피셔는 특히나 독일어권의 피아니스트에게는 전설적인 존재였는데, 그것은 그 분이 물론 연주도 훌륭하시지만, 음악가 모임을 만드시고, 또 음악도를 위한 좋은 책을 만든 분이었기 때문인데요.

특히나 이분의 제자들을 보면 아하, 이래서 피셔가 훌륭한 스승이구나 싶게, 알프레드 브렌델, 다니엘 바렌보임, 파울 바두라-스코다 같은 분들이 바로 이 스승의 제자이죠. 이 분들은 피아노 실기만 우수한 분들이 아니라, 알프레드 브렌델 같은 분은 학구적인 연주자로 손꼽히는 분이고 책도 많이 발간했고요, 다니엘 바렌보임은 지휘자로서도 아주 훌륭한 분이고, 또 파울 바두라-스코다는 정말 박식한 분인데, 바두라-스코다가 쓴 Bach-Interpretation 이라는 책.... 한국어로도 번역되어나왔는데(바흐 건반악기 음악의 연주와 해석) 방대한 분량에 좋은 내용을 많이 담고 있어서 정말 필독강추도서입니다.

아무튼, 이런 훌륭한 제자를 길러내신 에드빈 피셔의 인상은 어땠을까.....

바두라-스코다가 이 스승을 회상하면서 쓴 책, “에드빈 피셔에 감사하며”라는 것을 보면요,

“... 사람들은 콘서트 피아니스트에게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를 주저한다. 하지만 피셔의 연주를 들으면 연주해석이라는 것도 참으로 창조적인 예술일 수 있다는 것과 또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피셔에 있어서 창조와 재창조라는 개념은 주종의 개념이 아니라, 동등한 의미일 뿐이다. 피셔는 그의 연주에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절정의 순간을 마치 예언자처럼 청중에게 전달한다. 그 순간에는 악기도 없고, 해석도 없다. 그 음악은 음악자체의 언어로 청중의 영혼을 꿰뚫고 들어와 일종의 종교적인 체험이 된다...”

멋있죠?

음악을 듣겠습니다.

바두라-스코다가  “진주”라고 표현한 연주를 골랐습니다. 베토벤의 환상곡 op.77입니다. 에드빈 피셔의 1952년 11월 23일 뮌헨 자이들하우스에서의 공연실황입니다.

(연주시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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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공포증이 있다는 에드빈 피셔. 연주회장에서 비로소 그의 살아있는 진가가 발휘된다고 바두라-스코다는 말하죠. 여러분도 진가를 확인하셨나요?

 


에드빈 피셔는 1928년에 쾰른 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1931년부터는 아르투르 슈나벨의 후임으로 베를린 국립음대 교수로 있으면서 실내악단을 조직해서 함께 연주여행을 왕성하게 했고요, 1936년에는 뮌헨의 국립아카데미에서 피아노 교수로, 또 1945년부터 9년간 스위스 루체른에서 매스터코스를 하면서 역사에 길이 남을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했습니다. 또한 1946년부터는 루체른 음악원의 교장으로 있으면서 예술가를 후원하는 Kuenstlerhilfe를 조직했고요, J.S.Bach의 작품, Mozart의 피아노 소나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의 에디션을 출판했고요, 모차르트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의 카덴차도 작곡했습니다.

Fischer는 첼리스트 Enrico Mainardi와 또 바이올리니스트 볼프강 슈나이더한과 함께 트리오 활동을 많이 했고 슈나이더한이 타계한 후에는 Georg Kuhlenkampf와 함께 트리오 활동을 계속했습니다. 여기서 잠시... 연습 장면을 살짝 공개할까요?

 


(슈베르트 트리오 2번 op.100 리허설 장면..... 약 2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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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에는 그의 대표적인 저서라고 할 수 있는 Musikalische Betrachtung(음악수상집) 을 출판했습니다.

1954년 (절친한 친구였던 푸르트벵글러가 숨진 해) 에 에드빈 피셔도 중풍으로 쓰러졌지만,  1960년 1월 24일에 타계할 때까지 끊임없는 정열로 각종 저술활동을 계속해서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요.

 


에드빈 피셔는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자신의 아버지는 베토벤과 같은 시대, 자신의 할아버지는 바흐와 같은 시대를 살았으며 그 시대는 지금 나의 시대와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음악 해석에도 시대에 따른 변화가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죠. 그처럼, 피셔의 바흐 해석은 낭만적이면서도 음악내면과 드라마틱한 부분이 잘 결합된 지적인 음악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특히나 1933년-1936년에 걸쳐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2권을 최초로 녹음했다는 것은 역사에 길이 남는 그의 업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셔의 저서 Musikalische Betrachtung 에 나오는 글귀를 소개하면서 피셔의 시간을 끝맺으려 합니다.

“.... 피아노를 잊어라. 스타일을 잊어라,

교육을 잊어라,

학식을 잊어라.

그리하면 베토벤이 살아나고,

오르간이 연주되고,

바이올린이 켜지고,

플륫이 연주되고,

팀파니가 울리고,

노래가락이 다시 피아노 위에 울려퍼질 것이다.

그리고 음표 뒤 어둠의 그늘에서 숨어있던 모든 세계가

다시 생명있는 빛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음악 듣겠습니다.

바흐 평균율곡집 제1권 23번 B Major 와 제2권 6번 D minor입니다. 에드빈 피셔의 1933-36년 녹음으로 보내드립니다. (연주시간 3:48+2:46= 6분 34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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