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두 번으로는 부족해\"...빌헬름 켐프 3 방송원고:당신의밤과음악 07-09-29
2007-11-28 12:58:19
허원숙 조회수 2501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

허원숙의 <피아니스트 플러스>코너

2007년 09월 29일 원고....빌헬름 켐프 (3) “ 두 번으로는 부족해”

(1895.11.25 Jueterbog - 199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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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을 조금 복습한다면, 빌헬름 켐프는 1895년 독일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인데요, 피아니스트로서 또한 작곡가로서 활동을 하면서, 또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오르가니스트로도 활동을 하였던 분이죠. 그런데요, 켐프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켐프보다 11년 먼저 태어나 유럽을 주름잡던 기교파 연주가로 불리던 사람이 있었지요, 바로 빌헬름 박하우스인데요, 켐프는 박하우스의 그늘에 가려져서 2류에 머물렀고 또 ‘화려함이 결여되었다’라든가, ‘기교상 문제점이 많아 귀에 거슬린다’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말들을 뒤집어보면, 진지함과 충만하고, 음악의 기교보다는 내용과 정신이 강조된 연주다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어느 한 쪽이 불균형하다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인정받기에는 부족함이 있겠는데, 켐프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50이 넘은 나이에서부터 세련된 기교를 지닌 피아니스트가 되었고요, 그 분의 기교가 정점에 이른 것은 1950년대라고 말합니다.

이제 정점의 피아니스트가 연주와 함께 할 일은? 음반을 남기는 것이겠죠.

켐프는 독일의 대표적인 음반사 DG에서 많은 음반을 제작하였는데요, 1920년부터 1980년까지 무려 60년 동안이나 음반을 제작했습니다.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 멘델스존, 슈만 등등....

켐프는 1965년에 슈베르트의 소나타 전곡을 녹음했는데요, 켐프가 슈베르트 소나타를 녹음할 때에는 사실 슈베르트 소나타는 세상에서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러던 시절에 켐프는 이 세상에서 최초로 슈베르트의 소나타 전곡을 녹음한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그 이후로 슈베르트 소나타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곡이 되었지요.

특히나 이 분의 베토벤에 대한 깊은 애정은 3번에 걸친 전곡 녹음이라는 결실로 나타났는데요, 한 번은 1926-45년 사이에 shellac disc (플라스틱이 나오기 전의 천연재료로 만든 음반)로 녹음한 것인데, 거의 전곡을 녹음했다고 해요, 그리고 완전한 전곡 녹음은  두 번인데 한 번은 1951-56년까지의 mono 음반이고, 그 후에 stereo로 1964-65년에 걸쳐서 또 한 번의 전곡 녹음이 탄생합니다.

켐프의 베토벤은 악보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작곡가의 정신과 의도를 가장 명쾌하게 훌륭한 음악으로 표현함으로서 독일음악의 빛나는 정통성을 베토벤을 중심으로해서 현대에 재현하는 일을 한 위대한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는데요, 한 번은 핀란드에서 연주를 할 때였는데, 친구이자 작곡가인 Jean Sibelius가 베토벤의 함머클라비어 소나타를 쳐달라고 부탁했대요. 연주가 끝난 후에 시벨리우스는 켐프에게 “당신의 연주는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연주였다”고 말했다죠.

 


음악 듣겠습니다.

 


베토벤의 소나타 29번 op.106 일명 함머클라비어소나타 중에서 제1악장 Allegro입니다.

빌헬름 켐프의 1965년 녹음입니다.

(연주시간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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켐프는 피아니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작곡가로서 이미 젊은 시절부터 인정을 받았는데요, 열두살 때에 가졌던 첫 독주회에서는 자신이 작곡한 작품을 연주하고, 또 청중으로부터 받은 주제를 가지고 즉흥연주를 했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죠? (기억나니?)

또 17살 때에는 부조니 앞에서 자신의 피아노 소나타를 가지고 연주를 선보인 적도 있고, 또 그 일로 말미암아 부조니의 인정을 받으면서 또 부조니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요. 베를린 음대를 졸업할 때 작곡과 피아노 두 부문 모두 최고상을 받고 졸업했고요. 그 후에 1932년에 독일 프로이센의 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되었는데, 흥미로운 것은 피아니스트로서가 아니라 작곡가로서 예술원 회원이 되었다는 사실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켐프가 작곡한 작품들은 오페라와 심포니, 피아노 음악, 가곡, 실내악곡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 중에 많은 오케스트라 작품은 푸르트벵글러가 초연하기도 했죠.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은 1,2,3,4번을 자신의 카덴차로 연주했고요, 켐프는 또한 많은 바흐의 작품의 편곡도 남겼고요, 피아노를 위한 작품 중에는 소나타 op.47이 가장 유명하죠.

 


오늘 켐프가 남긴 작품 (작곡) 중에서 들려드리려고 하는데요.

지난 주에 방송국에 귀한 소포가 배달되었습니다.

부산에 사시는 애청자 * * * 께서 방송국으로 연락을 주시고, 켐프가 작곡한 작품의 CD를 가지고 계신다면서 보내주셨어요. 그 음반 중에서 한 곡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빌헬름 켐프의 피아노, 플루트,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4중주 G 장조 op.15 인데요, 이 곡은 프로이센의 공주이면서 스웨덴의 왕비가 된 빅토리아에게 헌정한 곡인데요, 켐프가 1919/20에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연주여행을 갔을 때, 큰 성공을 거두고, 그 기념으로 스웨덴의 왕인 구스타프가 이 젊은 예술가에게 스웨덴의 최고훈장인 Artibus et Litteris 를 수여했대요. 그 연주여행 때 하루는 켐프가 연주도중에 고열이 나고 힘든 상황이 발생했는데, 그 연주에 빅토리아 왕비가 청중으로 왔다가 피아니스트가 이렇게 아픈 것을 보고 스웨덴의 전설적인 명의 Dr.Axel Munthe와 Capri 섬에 가서 요양을 하게 해 주었다고 해요. 켐프는 그 꿈과 같이 흘러간 기억을 잊을 수 없어서 곡을 하나 작곡하고, 그 곡을 바로 이 왕비에게 헌정하게 된 곡입니다.

빌헬름 켐프가 작곡한 피아노,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4중주 G 장조, op.15 중에서 제3악장 Minuet (allegro) 를 Ingrid Hasse (Fl) Andrea Schumacher (Vln) Astrid Sulz (Vc) Antonella Pagano (piano)의 연주로 보내드리고, 이어서

켐프가 편곡한 바흐의 Wachet auf! ruft die Stimme "일어나라, 우리를 부르는 소리“를 빌헬름 켐프의 1954년 연주로 보내드립니다. (연주시간 4:42+4:57=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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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