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쥬크 박스, 최고의 인기...\"...윌리엄 카펠 1 방송원고:당신의밤과음악 07-05-12
2007-11-28 12:44:57
허원숙 조회수 3147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

허원숙의 <피아니스트 플러스>코너

2007년 05월 12일 원고....윌리엄 카펠  (1) “쥬크 박스, 최고의 인기...”

1922.9.20~195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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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피아니스트는 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요절한 피아니스트인데요, 호로비츠가 이 사람의 죽음을 알고, “이제 내가 no.1이다!”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는 피아니스트입니다. 누군지 아시나요?

아직 모르시겠다구요? 그렇다면 결정적인 힌트 한 가지!

이 분은 백혈병이나 그런 병을 돌아가신 게 아니라, 비행기 사고로 숨졌습니다. 그 때 나이 서른 한 살. 이젠 아시겠지요?

미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윌리엄 카펠입니다.

 


윌리엄 카펠은 러시아인과 폴란드인인 부모 사이에 태어났는데요, 이 분들은 미국으로 이주해 와서 뉴욕에 서점을 경영하면서 살았다고 해요. 그리고 1922년 9월 22일, 그분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카펠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었지요.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윌리엄 카펠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호로비츠가 “이젠 내가 no.1이다” 라고 말 할 만큼 카펠은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는데, 테크닉만으로 본다면 호로비츠, 루빈슈타인, 라흐마니노프에 필적할 만한 기량을 갖고 있었다죠.

카펠은 어려서 뉴욕에서 Dorothea LaFollette를 사사하고, 후에 필라델피아 음악원과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올가 사마로프를 사사했습니다. 이 사마로프라는 분은 지휘자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Leopold Stokowsky 의 부인이었는데, 왕성한 연주활동을 접은 후에 줄리어드 음악원과 필라델피아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배출한 미국의 저명한 교육자가 되었죠. 그 때의 제자로 윌리엄 카펠과 또 로잘린 튜렉을 배출했고요.

훌륭한 재능과 불같은 성격을 지닌 이 올가 사마로프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카펠에게는 천부적인 재능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귀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카펠은 1940년에 줄리아드 1학년 때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고, 1941년에 나움버그 상과 타운홀 상을 수상하였는데, 나움버그 재단에서는 카펠의 뉴욕 데뷔를 후원했고요, 또 타운홀 상이라는 것은 30세 미만의 특출난 연주회를 연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카펠에게는 아주 큰 영예가 되었는데요, 연이은 굵직한 상들을 수상하고 1942년 윌리엄 카펠은 하차투리안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연주가로서의 명성을 쌓아나가기 시작합니다.

 


음악 듣겠습니다.

하차투리안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제3악장.

윌리엄 카펠의 피아노, 세르게이 쿠세비츠키가 지휘하는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감상하시겠습니다. (1946년, 24세 녹음) (연주시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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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뉴욕 데뷔한 이듬해에 연주한 이 곡으로 카펠은 하차투리안의 피아노 협주곡의 명연주가라는 확고한 명성을 얻었습니다. 당시 하차투리안은 미국 사람들에게 낯선 작곡가였는데 카펠의 연주로 인해서 하차투리안의 피아노 협주곡은 윌리엄 카펠의 히트곡이 되었고, 카펠은 이 곡을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아주 많이 연주했다고 해요.

혹시 juke box라는 것 아세요?

레스토랑이나 바 같은 데 가면 구석에 세워진 음악을 듣는 기계인데, 동전을 넣고 음악을 고르면 바로 음악이 나오는, 일종의 음악 자판기 같은 기계죠. 주로 유행가 같은 곡의 음반들이 주크 박스 안에 채워져 있고, 사람들은 동전을 넣고 그 음악을 듣곤 했는데, 당시에 카펠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지, 카펠이 쿠세비츠키와 함께 연주한 이 하차투리안 협주곡은 당시 최고의 주크 박스 음악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카펠을 윌리엄 카펠이라고 부르지 않고 하차투리안 카펠이라는 별명으로 부를 정도였다고 하죠.

 


필라델피아 관현악단의 청소년 콩쿠르, 나움버그 상 수상으로 카펠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미국의 평론가 해롤드 숀버그가 카펠을 평한 내용이 있는데요,

“...카펠은 세계의 청중에게 놀라울 정도로 정직한 기교와 음악에 대한 솔직한 태도 그리고 치열한 성실성으로 감명을 주었다. 그의 연주는 '지배력'이라는 말로 널리 인식된, 무엇이라고 딱히 정의하기 어려운 면을 지녔으며 정녕 금세기의 중요한 피아니스트 중 한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

 


카펠의 연주는 하차투리안에서처럼, 박진감과 불꽃튀는 테크닉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도 향기로운 시적 정서가 탁월한데요, 아름다운 터치와 투명한 화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쇼팽의 루바토가 돋보이는 연주를 들려드릴께요.

쇼팽의 마주르카 중에서 op.17-4와 op.33-4입니다.

윌리엄 카펠의 1951년과 52년의 녹음입니다. (연주시간 4:20+ 5:04= 9분 2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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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