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인생은 스무 고개\"... 클라라 하스킬 1 방송원고:당신의밤과음악 06-08-12
2007-11-27 19:06:42
허원숙 조회수 2486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

허원숙의 <생활을 노래함>코너

2006년 08월 12일 원고.... 클라라 하스킬 (1) “인생은 스무고개...시작은 천재소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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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좀 특별한 분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여자분이고요, 천재 피아니스트였고요.....

화려한 피아니스트의 삶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18세의 나이에 뼈와 근육이 붙거나 세포끼리 붙어버리는 Sclerosis 척추측만(축색경화증, 세포경화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서 4년 동안 몸에 깁스 코르셋을 하고 살았고요, 7년간의 고독하고 긴 고통스러운 세월을 지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모차르트 작품을 들고 다시 무대 위에 재기했을 때에는, 이전의 아름다웠던 여인의 모습이 아닌 등이 굽어버린 곱추의 몸이 되어버렸고요, 스물 여섯이란 나이였지만, 훨씬 늙어보이는 모습이 되었구요, 연주생활을 하던 중에 서른 살에는 뇌졸중과 신경종양으로 대수술을 받고 겨우 살아나서, 65세에 벨기에에 연주하러 갔다가 브뤼셀 중앙역에서 계단에서 굴러 사망한 피아니스트입니다.

이렇게 힘든 삶을 산 피아니스트.

바로 클라라 하스킬입니다.

클라라 하스킬은 1895년 부카레스트에서 태어난 루마니아의 피아니스트인데요, 별명이 있죠. “피아노의 성자”라는....

이 분의 일생을 보면, 조금 전에 짧게 말씀드린 것처럼,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극적인 삶 그 자체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고통의 승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경지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지요.

 


음악 들을까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K. 466 중에서 1악장 Allegro를 클라라 하스킬의 피아노, Ferenc Fricsay (페렌츠 프리샤이)가 지휘하는 RIAS-Symphonie-Orchester Berlin 의 연주로 들려드리겠습니다. (연주시간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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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하스킬의 부모는 스페인계의 유태인이었는데요, 하스킬의 조상은 15세기에 종교재판이 성행할 때에 스페인에서 추방당해서 오스만 살로니카 (현재의 그리스의 데살로니가)로 갔다가, 터키를 거쳐서 루마니아에 정착했고 부카레스트에서 1895년에 클라라 하스킬을 낳았다고 해요. 

클라라 하스킬의 어린 시절도 신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요.  

여섯 살 때 모차르트 소나타를 한 번 듣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따라 쳤다는 이야기가 있죠. 물론 그 때 하스킬은 악보를 전혀 알지 못하던 때라고 하죠. 뿐만 아니라 악장 전체를 다른 조로 조바꿈해서 연주했다고 하죠.

11살이 되던 해에는 파리음악원에 입학해서 가브리엘 포레와 알프레드 코르토에게 가르침을 받았는데, 코르토가 그랬대요. 3개월 가르치고 나니까 더 가르칠 게 없었다고요.

클라라 하스킬은 15살이 되던 1910년에 파리음악원을 1등으로 졸업하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연주생활을 시작했는데요,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 에네스쿠와 함께 연주를 했구요, 카잘스와도 함께 협연하기도 했어요.

16살이 되던 해에는 당대의 최고 피아니스트였던 부조니가 자신이 편곡한 바흐-부조니 샤콘느 d 단조를 클라라 하스킬에게 연주해달라고 했는데 즉석에서 연주하는 것을 보고 “기적”이라고 감탄하면서 베를린으로 와서 자기 제자가 되면 어떻겠냐고 제의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가지 못했다고 해요. 어린 것을 혼자 베를린에 가게 할 수는 없었다고 어머니는 말했지만, 사실 하스킬이 18살부터 아프기 시작했고 투병생활 중에 (1918) 어머니는 돌아가셨기 때문에, 혹시나 어머니가 직감적으로 마지막을 딸과 함께 있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죠.

 


클라라 하스킬의 천재성은 어릴 적에만 국한된 건 아니고요, 1937년 (42세)때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갑자기 연주하게 되었는데 이 곡을 이틀 만에 외웠다고 하고요, 또 한 번은 스위스에서 호로비츠가 협연하기로 되어있었는데, 리허설에 나타나지 않아서 불안해진 지휘자(헤르만 세르헨)가 급하게 클라라 하스킬에게 대신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하루 만에 피아노 악보는 물론이고, 오케스트라 총보까지 모조리 외웠다고 하죠.

물론, 외우는 것만이 천재성을 증명하는 것은 아닐테지만요....

 


찰리 채플린이 한 말이 있어요.

"나는 살면서 진정 천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세 명 만났다. 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었고, 한 사람은 처칠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 누구보다도 현격히 차이나는 두뇌의 소유자는 바로 클라라 하스킬이었다”

 


음악듣겠습니다.

D.Scarlatti의 소나타로 준비했는데요, D.Scarlatti는 이태리 작곡가이지만, 550곡이 넘는 건반악기 소나타를 모두 다 이베리아 반도 (스페인)에서 작곡했다고 해요. 그래서 스페인적인 요소도 많이 들어있고요, 클라라 하스킬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조상이 스페인계의 유태인이라서 몸속에 스페인의 피가 끓고 있어서 스카를랏티의 소나타의 플라멩코 스타일의 멜로디 라인이나 리듬에, 탁월한 해석이 돋보이는 연주를 하고 있죠.

클라라 하스킬이 연주한 D,Scarlatti의 소나타 중에서 Kk.386, 519, 322, 87번입니다. (2:28+2:48+2:5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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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간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