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오, 세상이여, 너와 작별해야만 해\"... 요하네스 브람스 4 방송원고:당신의밤과음악 06-08-05
2007-11-27 19:03:35
허원숙 조회수 2723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

허원숙의 <생활을 노래함>코너

2006년 08월 05일 원고.... 요하네스 브람스 (4)“오, 세상이여 너와 작별해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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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브람스가 아가테 폰 지볼트와 결혼할 뻔 했다는 이야기 지난 번에 해 드렸죠. 아니, 약혼반지도 주었다가, 구속이 두렵다는 핑계를 대며 파혼을 했던 이야기말이죠. 그 원인은 사실, 괴팅겐에 왔다가 브람스와 아가테가 다정하게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클라라가 화를 내고 돌아간 사건에서부터 기인한 것이었죠.

클라라는 그 브람스의 파혼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브람스를 아들처럼, 연인처럼 생각하면서 아가테를 질투한 것을 평생 잊지 않았다고 해요. 그 일이 있은 지 35년이나 지난 1894년 클라라는 요아힘에게 편지를 씁니다.

“브람스가 그 때 아가테와 결혼했었더라면, 훌륭한 작곡가가 된 것처럼 인간적으로도 훌륭한 삶이 되었을텐데...”라구요.

 


1891년부터 1896년까지 브람스는 새로운 작품을 쓰기 보다는 이전에 작곡한 곡들을 수정하는 작업을 주로 했는데요, 그러던 와중에도 정말 주옥같이 아름다운 피아노 작품들을 발표합니다. 그 곡들은 1892년 무렵 작곡된 작품 번호 116, 117, 118, 119로 이어지는 소품들인데요, 그 중에서도 아주 소박한 피아노 소품은 스스로 <고뇌의 자장가>라고 불렀던 3개의 간주곡 op.117입니다. 여기에는 화려한 연주효과나 피아니즘에는 거의 관심을 드러내지 않았죠.

첫 번 째 곡은 헤르더의 <민속 가곡> 중에서 <불행한 어머니의 자장가> 중에서 2행이 인용되고 있는데요, 그 내용은

“잘 자라, 내 아기, 자거라 사랑스럽고 예쁘게

네가 울면, 내 가슴이 미어진단다” 라는 것인데요.

이 곡도 마치 지난 번 에드워드 발라드처럼 가곡을 작곡하듯이 가사에 음을 하나씩 붙여서 만든 곡입니다.

들어보실래요?

브람스의 세 개의 간주곡 op.117 중에서 제1곡 <고뇌의 자장가>와 제2곡 andante non troppo입니다. 연주에는 라두 루푸입니다.(연주시간 5:4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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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5월 초. 브람스는 건강이 약해지면서 자신의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33살이었던 해에 레퀴엠을 작곡한 적도 있었죠. 레퀴엠이 일반적으로 죽은 자의 영을 진정시키고 위로한다는 곡이고, 또 그 안에는 진노의 날, 최후의 심판이라는 부활사상이 기반이 되는 것인데요, 그것과 달리 브람스는 죽음에 의해 남겨진 사람, 슬픔에 잠기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준다는 의미에서 작곡을 했던 거였어요. 그 죽음이란 브람스의 어머니의 죽음, 또 슈만의 죽음 같은 것을 의미했고요, 살아남은 자는 당연히 자기 자신, 그리고 클라라였죠.

그러던 그가 이제 다시 죽음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죽음은 자신과 클라라의 죽음이었습니다. 클라라는 그 전 해 1895년 가을 뇌졸중으로 쓰러졌었고요,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브람스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예감했지요.

브람스는 클라라의 죽음에 앞서서 성서에 의한 <4개의 엄숙한 노래> op.121을 작곡합니다. 이 곡은 브람스가 인간이자 예술가로서의 모든 것을 쏟아놓은 영혼의 노래이며 또 유언장이라고 하는데요. 이 곡을 5월 7일 브람스 생일에 완성했는데요, 13일이 지난 5월 20일 클라라 슈만은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지요.

브람스는 “나의 삶의 가장 아름다운 체험이요, 가장 위대한 자산이며 가장 고귀한 의미를 상실했다”고 말했구요, 가을이 되면서부터 간암으로 투병하기 시작해서, 병이 심해지기 전에 그의 최후의 작품인 11곡의 오르간을 위한 코랄 변주곡을 작곡합니다. 11곡 중에서 마지막 곡은 정말로, 제목이 "O, Welt, ich muss dich lassen"(오, 세상이여 너와 작별해야만 해)입니다. 그리고 나서 계속 병석에 있다가 1897년 4월 3일 6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게 되지요.

클라라 없는 세상에서 작곡한 마지막 곡.

들으시겠습니다. 

 


브람스의 오르간을 위한 choral prelude op.122 중에서

제10곡 Herzlich tut mich verlangen (마음 속으로부터 나는 소원한다. 고귀한 종말을)과 제11곡 O, Welt, ich muss dich lassen (오, 세상이여, 너와 작별해야만 해) 들으시겠습니다.

연주에는  Robert Parkins 입니다. (연주시간 4:18+3:29 )... Naxos에서 나온 음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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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