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음악은 신에게로 이끄는 매개체\"... 프란츠 리스트 3 방송원고:당신의밤과음악 06-07-08
2007-11-27 19:01:58
허원숙 조회수 2507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

허원숙의 <생활을 노래함>코너

2006년 07월 08일 원고.... 프란츠 리스트 (3)... “음악은 신에게로 이끄는 매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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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는 어떻게 음악을 시작했을까...

아버지 아담 리스트는 아마츄어 첼리스트였는데, 에스터하지 후작의 관리인으로 있으면서 후작의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연주했대요.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 속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면서 자란 리스트가 5살 쯤 되어서 피아노에 앉아서 저절로 피아노를 치게 되었는데, 손이 작으니까 10도 짚어야 하는 곳에서 이걸 어떻게 칠까 고민하다가 손가락과 코로 쳤다는 말이 있죠. :)

재주 많은 아들을 본 아버지는 10살에 되면서 리스트를 빈으로 체르니에게 데리고 갔고요, (베토벤->체르니->리스트로 이어지는 음악의 계보가 생기게 되었지요), 그 후에 12살부터는 아버지와 함께 파리에 있으면서 수많은 연주회와 음악활동으로 거의 시달리는 삶을 살았다고 해요. 리스트의 아버지는 자기가 이루지 못한 성공한 음악가의 삶을 아들한테 강요했고, 또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리스트가 피아노를 치면 돈이 많이 생기니까, 아들 입장에서 관둔다는 말도 할 수 없었고요. 그것 때문에 나중에 리스트한테 우울증도 생기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매일 연주회에 끌려다니니까 일반 공부는 거의 할 수 없었고요.

리스트의 아버지는 리스트가 16살이 되던 해에 갑자기 몸이 아파서 사망했는데, 죽기 전 아들한테 “내가 너를 혼자 놔 두고 가는구나. 그래, 넌 재능이 많으니까 어려움을 잘 이겨나갈 수 있을 거야. 여자 조심해라”라는 유언을 남기셨대요.

아마도 어릴 때부터 너무 예쁘고 재능이 많고 하니까 걱정이 되셔서 그랬겠지만, 정말 리스트는 아버지 걱정대로 복잡한 삶을 살게 되었죠. 첫사랑의 충격 (여자의 아버지가 강제로 딸을 결혼시켜버림)으로 방황하면서 살던 리스트의 초창기 작품에는 화려함, 허영심, 호색, 속물근성... 그런 것들이 많이 들어있었잖아요.

당시 파리에서 리스트와 친분이 있었던 쇼팽은, 직업상 리스트와 가까이 지내면서도 서로 잘 맞지 않았고, 지난번에 이 시간에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 자기 애인이었던 포토츠카 부인에게 편지를 써서 “작곡가로서의 리스트는 전혀 쓸모없는 사람이고, 자기 작품 속에 타인의 알맹이를 집어넣는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고, 남의 악상이나 작곡을 복제하여 자기 독창력의 부족함을 보충하는 사람”이라고까지 악담을 했었잖아요.

심지어 쇼팽의 아버지는 쇼팽에게 “넌 그 말도 안 되는 리스트라는 사람은 이제 그만 좀 만날 수 없냐?”라고 편지를 쓰기도 했었구요.

그러던 리스트가 1847년 (36살) 비트켄쉬타인 공작부인을 만나면서 피아니스트의 생활을 접고 종교에 귀의하게 되면서 메피스토펠레스에서 성자의 모습으로 180도 바뀌었어요.

리스트의 음악에 대한 비전이 아주 숭고해서, 음악을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그 음악이 인간을 신에게로 인도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물론 당연히 종교적인 음악을 정말 많이 작곡하게 되었구요.

아마도 쇼팽이 1849년에 죽지 않고 리스트만큼 오래 살았더라면 리스트를 존경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음악 듣겠습니다.

리스트가 1863년 작곡한 종교적인 작품인데요, <두 개의 전설> 중에서

두 번째 곡 <물위를 걷는 성 프란시스 드 파올라>입니다. (연주시간 9:01)

연주에는 니콜라이 데미덴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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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는 어린 시절 아버지 손에 이끌려 연주하러 다니느라고 제대로 하지 못한 일반공부를 종교에 귀의하면서 정말 많이 했다고 해요. 물론, 책도 엄청 많이 읽었고요.

리스트는 항상 시야를 넓고 멀리 가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실험을 멈추지 않았는데요, 오늘날의 피아노 독주회를 처음으로 시작한 사람이라고 지난번에 말씀드렸었죠?

슈만이 그랬대요. “연주회 내내 피아노를 혼자 치다니... 경이롭다”

피아니스트로서 피아노 독주회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것 뿐 아니라, 또 연주의 테크닉을 혁신시킨 피아노 역사에서 획기적인 선을 그은 사람이지요.

작곡에 있어서도 항상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다른 작곡가들에게 다 있는 교향곡... 리스트는 없어요. 또 그 흔한 4중주... 그런 것도 없어요.

그 대신 관현악과 문학을 접목시킨 교향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고요, 테마의 변환이라는 방법을 창안해서, 바그너의 라이트모티프의 원리가 되었죠.

예를 들어서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 단조를 보면 주제가 처음에 5가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요. 하나는 메피스토, 하나는 그레첸, 하나는 절대자 그런 식으로... 나오고, 장면이 바뀔 때마다 라이트모티브처럼 따라 나오죠.

리스트가 70살이 넘어서 작곡한 메피스토 왈츠 3번, 회색 구름, 그리고 죽음의 차르다쉬  같은 곡은 다양한 현대적인 기법으로 가득 찬 신비스럽고 눈부신 새로운 음의 세계를 열어주고 있는 곡이라고 평가되고 있어요. 또 같은 시기에 만든 <장례의 곤돌라>, <크리스마스 트리>, <빌라 데스테의 분수> 같은 곡에서도 아주 새롭고 또 독창적인 기법과 아이디어와 화성으로 인상파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죠.

 


음악 듣겠습니다.

1882년 리스트가 71세 때 작곡한 곡입니다.

<장례의 곤돌라 La lugurbre Gondola>.

연주에는 Deszo Ranki입니다.(연주시간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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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