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붙잡을 때와 놓아줄 때\"...프레데릭 쇼팽 6 방송원고:당신의밤과음악 06-05-20
2007-11-27 18:59:01
허원숙 조회수 2459

KBS FM 당신의 밤과 음악

허원숙의 <생활을 노래함>코너

2006년 05월 20일 원고.... 프레데릭 쇼팽 (6) “붙잡을 때와 놓아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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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스승의 날>이 지나갔지요.

“세상에 나쁜 선생님은 없다”..... 저의 생각인데요, 좋은 스승은 그 자체로 훌륭한 가르침을 제자에게 주니까, 좋은 스승이고요, 나쁜 선생님은 제자에게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때문에 좋은 스승이라는 거죠  ^.^

오늘은 쇼팽의 영원한 스승 엘스너 선생님의 편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릴까합니다.

 


지난 시간에 빈에서의 쇼팽의 삶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지요.

세계적인 작곡가, 피아니스트로서의 푸른 꿈을 안고 음악의 도시 빈에 갔지만, 비엔나 왈츠에 푹 빠져버려 쇼팽의 음악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빈 음악계의 냉대 속에 8개월동안 방황했던 쇼팽의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의 이야기....

당시 오스트리아는 폴란드와 적대관계에 있어서 이래저래 쇼팽은 빈에 머물기가 힘든 상황이어서, 여러 가지 고민 끝에 파리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음악계의 여러 인사들을 많이 만나게 되죠.

그 중 가장 중요한 인물이 칼크브렌너인데요 이 사람은 독일태생 피아니스트이면서 교육자였는데요, 당시 파리에서 제1인자였다고 하죠.

쇼팽은 칼크브렌너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가르침을 달라고 청했지요.

칼크브렌너는 승낙을 하면서 조건을 내걸었는데, 그것은 뭐냐면 3년동안 자기 문하생으로 공부하라는 거였어요.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엘스너 선생님은 버럭 화를 냈는데요, 왜냐면 칼크브렌너가 쇼팽의 재능을 시기한 나머지,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쇼팽을 자기 밑에 묶어두려는 속셈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에요.

엘스너 선생님은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곧 바로 쇼팽에게 긴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요, 그 중에서 중요한 부분만 말씀드릴께요.

 


“작곡 공부에 있어서 교사는 너무 엄격해서는 안 되는 것이야.

특히 재능이 분명한 학생에겐 더욱 그래선 안 되지.

교사는 제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해.

훌륭한 재능을 가진 제자를 대할 때에는 제자라기보다는 친구처럼 대해야 하네.

그리고 그 제자가 아직 발견해 내지 못한 재능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그리고 학생은 한 가지 Methode를 전수받거나 터득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되지. 훌륭한 예술이란 모방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천부적인 감성에 의해서 창조되는 것이거든.

사람들이 어떤 예술가를 보고 경탄하는 이유는, 그 예술가가 남을 모방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만이 가진 그 무엇을 완벽한 경지에 도달하도록 갈고 닦았기 때문이지.....”

 


이 편지를 읽으면 정말 참된 스승은 제자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는 사람인지를 잘 알 수 있는데요, 붙잡아 주는 사람이면서 놔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스승의 철학이 잘 담겨져 있는 편지입니다.

엘스너 선생님은 쇼팽이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재능이 칼크브렌너의 3년간의 가르침으로 오히려 구속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이 편지를 썼고요, 쇼팽은 선생님의 깊은 뜻을 잘 알아차리고 칼크브렌너에게 내가 당신에게 배울 점이 많긴 하지만 3년이라는 세월은 너무 길다면서 정중히 거절했다죠.

(질문) 그 둘 사이가 불편하게 되었겠네요?

(답) 아니에요.

칼크브렌너라는 사람, 알고 보니 멋있는 사람이더라구요.

칼크브렌너는 자기의 처음 생각이 지나쳤다는 것을 인정했구요. 쇼팽과 이 전보다 더 좋은 사이로 되었구요, 이제는 자기 밑에서 제자로 삼으려는 생각을 버리고 친구처럼 함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을 연주하곤 했대요.

그리고 칼크브렌너는 <쇼팽의 마주르카에 의한 변주곡>을 쇼팽에게 헌정했구요, 쇼팽은 그 답으로 헌정한 곡은.... E 단조 협주곡이에요.

악보 맨 윗줄에 쓰여있는 “칼크브렌너 씨에게 헌정함”이라는 한 줄에 이렇게 많은 사연이 담겨있을 줄이야....

 


음악 듣겠습니다. 칼크브렌너에게 헌정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중에서 1악장 Allegro maestoso입니다. (연주시간 17분)

John Barnett이 지휘하는 Alumni of National Orchestral Association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감상하시겠는데요, 피아노에는 Rosina Lhevinn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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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ina Lhevinne은 쥴리어드 음대 교수였구요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키워낸 스승인데, 반 클라이번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죠. 그리고 요셉 레빈의 부인이구요.

요셉 레빈의 연주도 듣겠습니다.

Chopin의 Polonaise op.53 영웅 폴로네즈입니다. (연주시간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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