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아침의 단상
2007-11-27 18:24:47
허원숙 조회수 1298
아침 일찍 강변도로를 달렸습니다.
멀리 앞 쪽에서 둥근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어두웠던 하늘을 온통 붉은 기운으로 감싸더니 드디어 쟁반만한 해가 떠올랐습니다.
아, 그게 뭐였더라....
고등학교 때 국어 교과서에 씌여있던 해가 떠오르는 장면에 대해 설명해 놓았던 고전이 있었는데....
예전에는 달달 외웠더랬는데 이젠 제목조차 생각나지 않는군요. 나이가 이렇게 드나봅니다.
친구들 이름은 잊었지만, 어릴 적 동네 어귀에서 신나게 놀던 기억은 빤하게 기억나듯이, 해가 뜨는 장면 기록한 그 고전 제목은 완전히 잊었지만, 그래도 그 내용은 얼핏 생각납디다.
아, 이 맛도 괜찮구먼.
일출 보겠다고 밤기차로 정동진까지 달려간 날도 있었지만, 이렇게 그저 매일의 일상 속에, 출근 자동차 안에서 보는 것도 꽤 괜찮구먼....
매일 바라보는 해였지만, 새삼 참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어둡더니, 해가 떠오르니 언제 다 이렇게 밝아졌네.
참 위대하다, 태양의 힘!
유치하지만 새삼 깨닫는 해의 위력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계속 동쪽을 향해 달리는 길이라 원 없이 아침 해를 보면서 달리는데, 이게 뭡니까!
불끈 불끈 강변을 따라 솟아오른 아파트인가요? 요즘 새로 솟은 울트라 수퍼 아파트에 해가 반쯤 가렸습니다.
에? 천하의 해도 이렇게 보잘 것 없는 건물 하나에 몸매를 가리워지네...
그랬습니다.
어둠으로 뒤덮힌 온천하를 단숨에 밝혀버린 위대한 힘도 단 하나의 건물에 맥없이 찌그러지는구나....
그러니, 별 볼일 없는 이 내 모습 앞에는 얼마나 많은 장애물이 있겠어....
받아들이자, 받아들이자....
별 일도 아닌 일들 가지고 아둥바둥 조바심내며 사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습디다.
천하의 태양도 건물 하나에 제 모습을 찌그러뜨리는데, 뭐 그리 완전하지도 못하면서 완전한 척 하려고 애쓰고 있는지....
그렇게 마음 한 켠엔 위로의 말을 담으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