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William Kapell 2
2007-11-27 18:24:31
허원숙 조회수 1368

2000년 7월 9일 (일)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전설 속의 피아니스트>

 

윌리엄 카펠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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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테크닉을 갖추었고 음악을 솔직하게, 지독하리만치 완벽하게 다루어 세상을 끊임없이 감동시켰던 피아니스트, 윌리엄 카펠.

그가 서른 한 살이 되던 해,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다음, 1954년도 3월 21일자 시카고 트뤼뷴 (Chicago Tribune) 지에는 클라우디아 캐시디의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렸습니다.

 

“신들은 청중에게 관대하셔서, 어떤 비슷한 테마를 가지고 끊임없이 변주를 만들어 내곤 합니다. 그리고 아주 화려한 대체물도 보내주시지요. 그러나 그들은 예술가를 이해하기 때문에, 만일 진짜가 나타난 후에는 다시는 그와 같은 것은 만들지 않습니다.”라고요.
이말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신이 만든 피조물은 여러 가지 비슷한 것들이 많지만, 완벽한 피조물을 만든 다음에는 그런 피조물은 두 번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없다는 말입니다. 왜냐면 신도 예술을 잘 알기 때문이기 때문이라는군요. 결국 윌리엄 카펠과 같은 인물은 두 번 다시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겠지요.

 

윌리엄 카펠의 청년 시절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명성을 떨치던 때였습니다. 그에게는 호로비츠나 당시 미국에서 활약하던 피아니스트들에 대한 열등감이 많았습니다. 그 열등감이란 피아노 기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러시아나 유럽에서 출생하지 않고 미국에서 출생했다는 것에 대한 열등감이었지요. 왜냐면 그에게는, 러시아나 유럽에 비해 미국이란 나라는 문화적인 깊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에 이민와서 책방을 운영하는 러시아와 폴란드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윌리엄 카펠은 자신의 문화적인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카펠을 정신적으로 성숙한 음악가로 만들었구요. 어떤 피아니스트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서른 한 살에 생을 마감한 그의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이미 50살을 넘긴 사람의 성숙된 면모가 풍겨나왔다고 합니다.

 

전설 속의 피아니스트. 오늘은 윌리엄 카펠의 마지막 연주를 들려드립니다.
그가 비행기 사고로 숨지던 1953년 10월 29일에서 딱 1주일 전인 10월 22일, 호주의 Geelong에서의 연주회 실황을 오스트레일리아 방송국에서 녹음 방송한 것인데, 이 곡을 연주하고 7일 후, 그는 자신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던 사람처럼, 연주회에서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한 장송곡을 연주합니다. 그 곡은 바로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일명 <장송행진곡>이었습니다.
그의 비행기 사고가 난 후 몇 년 후에 이 연주는 음반으로 카펠의 화신이 되어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옵니다.
윌리어 카펠의 마지막 연주로 쇼팽의 소나타 제2번 일명 <장송행진곡>을 보내드립니다.
1953년도 녹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