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Dinu Lipatti 1
2007-11-27 18:21:53
허원숙 조회수 1344

2000년 7월 4일 (화)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전설 속의 피아니스트>

 

Dinu Lipatti (1917-195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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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지만 빛났던 그 분 생애의 종점이었습니다. 그 분은 2개월 뒤인 12월 2일, 33세의 나이로 죽을 운명에 놓여 있었습니다.
병이 아주 깊었는데도 그 분은 브장송 연주의 약속을, 그 계약을 지키고 싶다고 했습니다. 주치의가 설득하여 중지시키려고 했으나 헛수고였지요. 그만큼 ‘약속을 어기고 싶지 않다’는 리파티의 결의가 굳었던 것입니다.
콘서트는 음악에 대한 그분의 맹세였습니다. 그 일을 그 분은 ‘중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음악을 통해 자기 연주를 듣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기를 원했습니다.
그 분은 아주 쇠약해져서 걱정할 만한 상태로 연주회 날 저녁 브장송에 도착했기 때문에 피아노 연습을 하러 연주회장에 가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였습니다. 호텔에 돌아오자 그분의 충실한 벗인 주치의가 연주회를 중단해야겠다고 만류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파티는 완강하게 ‘나는 약속했다. 나는 연주를 해야 돼’라고만 되풀이 할 뿐이었습니다.
그분은 기운을 차리기 위해 주사를 연거푸 몇대나 맞았습니다. 그리고는 자동 인형처럼 옷을 갈아입고 연주회장으로 데려다 줄 자동차가 있는 데까지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일이 그분에게는 정말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러 가는 발걸음과 같았습니다. 숨이 막혀 실신하지나 않을까 하고 염려될 정도였습니다......“

 

불과 5년간의 짧고 빛나는 활동을 한 후 백혈병으로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피아니스트 디누 리파티의 부인은 자신의 남편의 최후의 음악회의 장면을 회상합니다.

 

순수하며 아름답고 고귀한 빛으로 가득찬 음악, 지극히 현대적인 감각과 맑고 깨끗한 서정으로 넘치는 음악.

그가 남긴음반은 열 장에 불과하지만 그 음반에는 그의 주옥과 같은 음악에의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더구나 에르네스트 앙세르메가 지휘하는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은 그가 죽기 약 9개월 전 병마를 무릅쓰고 청중 앞에서 연주한 실황 연주의 방송 녹음 레코드이지요. 차츰 꺼져 가는 생명의 불꽃을 다시 불어 일으키면서 혼신의 힘을 다한 연주였습니다.
타오르는 듯한 정열과 맑은 시심, 티끌만큼의 오점도 없는 성실한 음악에서 우리는 그의 고통의 절규를 듣게 되지요.

 

그는 마지막 협연을 마치고 역시 제네바에서 최후의 독주회를 갖게 됩니다. 같은 해 9월 브장송 음악제이지요. 백혈병이 그의 몸안에서 얼마남지 않은 생명의 피를 말려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디누 리파티가 연주하는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에르네스트 앙세르메의 지휘로 보내드립니다.

 

(감상 후)

 

리파티가 연주하는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이었습니다.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에르네스트 앙세르메의 지휘로 보내드렸습니다.
전설의 피아니스트. 오늘은 백혈병으로 33세의 나이로 아깝게 숨져갔지만 맑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남아있는 피아니스트 디누 리파티의 이야기와 연주를 보내드렸습니다. 내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