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
2007-11-27 18:15:15
허원숙 조회수 1469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



음식 좋아하는 친구와 강남의 한 음식점에 갔다. 난생처음 먹어보는 이국적인 음식의 맛도 맛이려니와, 분위기와 식사어법에 넋이 나간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 집 음식 생각만 했다. “다음에도 또 가야지!”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늦은 점심을 먹은 터라 시장하지도 않았지만 오늘 아니면 또 언제 이런 기회가 돌아오랴 싶어 또 그 음식점에 갔다. 물론 주문한 음식은 지난 번 그것과 같은 것이었다.
첫 숟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어? 맛이 그냥 그렇잖아?”
기대감이 너무 큰 탓일까? 아니면 같은 음식은 금방 물리는 걸까? 아니면 지금 하나도 배가 고프지 않아서일까?
기쁘지 않은 식사를 무덤덤하게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생각한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마치,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결국, 음식에서처럼, 음악이나, 문학이나, 또한 성경책이라 하더라도, 감동을 위해서는 그에 따른 감상자의 태도가 준비되어있어야 한다고.
그것은 즉, 기쁘거나 슬프거나 골치가 아프더라도 맘 한 구석에 그래도 조금은 희망이 남아있는 상태여야하고, 감동에의 욕심을 너무 많이 갖지 않아야하고, 또한 그 음악을 최근에 들었던 시점이 현재와 너무 가깝지 않아야한다는 것.



--------2004년 Coda Classic 2월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