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본 윌리암스:교향곡 7번 <남극>
2007-11-27 18:08:04
허원숙 조회수 2142

2000년 8월 31일 (목)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8월에 떠나는 여행의 초대>


본 윌리암스:교향곡 7번 <남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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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날. 오늘 여러분을 모시고 갈 곳은 조금 추운 곳입니다. 영하 40도쯤 되나요? 냉동 창고냐구요? 아니요, 새도 사는 곳이예요. 펭귄이라고. 좀 썰렁했나요?


1947년 본-윌리암즈는 영화 감독 어네스트 어빙으로부터 <남극의 스코트>라는 영화의 부수음악을 작곡해 줄 것을 위촉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로버트 스코트의 비극적인 남극탐험에 대한 영화였지요. 본-윌리엄즈는 이 영화의 부수 음악으로 작곡한 곡을 다시 엮어서 교향곡으로 발표합니다. 교향곡 제7번이라고 붙인 것은 나중에 정리를 위해 붙여졌을 따름이고 작곡자에 의해서는 교향곡 <남극>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지요.
이 작품은 영화의 부수 음악으로 구상된 소재를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에 상당히 묘사적이고 또 색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교향곡적인 발전성이나 구성이 희생된 것은 사실이지요. 각 악장에는 세리, 시편, 코울리지, 던 그리고 스코트의 일기장에서 발췌한 글이 붙어있는데 그것은 곡을 설명한다기보다는 또 하나의 생각꺼리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1악장의 전주곡에는 세리의 <사슬에서 풀린 프로메테우스>에서 발췌한 부분이 붙어있습니다. 영원토록 희망이 전혀 없는 슬픔을 참아낼 것, 죽음보다도 밤보다도 어두운 부정을 용서할 것, 만능처럼 생각되는 힘에 도전할 것, 변치 않고 겁내지 말고 후회하지 말 것, 그것이야말로 선함과, 위대함과, 기쁨과, 아름다움과, 자유이다. 그것만이 생명이요, 환희며 지배이고 승리이다.
제2악장 스케르초에서는 구약 성서 시편 104편의 26절과 27절의 구절이 붙어있습니다.
“배들이 거기 다니며 주의 지으신 악어가 그 속에서 노나이다. 이것들이 다 주께서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이 악장의 중간에 나오는 금관악기의 선율은 영화에서는 펭귄이 등장하는 장면이라고 하지요.
제3악장 <풍경>은 코울리지의 <샤무니 협곡의 여명의 찬가>에서 인용한 “그대, 얼음의 폭포여, 산꼭대기에서 거대한 계곡을 맹렬한 힘으로 하강하는 분노의 물줄기는 거룩한 소리를 듣고 그 미친듯한 돌진의 도중 문득 정지해 버린 듯이 보인다. 돌진하면서도 정지한 조용한 폭포여” 가 있습니다.
제4악장 <간주곡>. 존 던의 <솟아오르는 태양>으로부터 발췌한 “사랑은 4계를 모른다. 풍토도, 시간도, 해도, 달도, 즉 때의 단편에 불과한 것은 모른다”
제5악장 <에필로그>는 스코트의 유필 중에서 한 대목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여행을 후회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험을 했다, 모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태가 나쁜 쪽으로 된 것이다 그러니 불평을 할 이유는 없다“


8월에 떠나는 여행의 초대. 오늘은 비극으로 끝난 로버트 F. 스코트의 모험을 소재로 한 영화의 부수 음악으로 작곡되었다가 후에 교향곡으로 묶어 발표한 본-윌리엄즈의 교향곡 <남극> 중에서 ______악장을 감상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