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피렌체의 추억
2007-11-27 18:07:06
허원숙 조회수 1667

2000년 8월 29일 (화)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8월에 떠나는 여행의 초대>

 

차이코프스키 : 현악 6중주 <피렌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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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라디오를 들으시는 여러분들은 한껏 꿈에 부풀어 피렌체를 떠올리고 계실텐데 제가 그 환상을 깨뜨려야 하기 때문이지요.
무슨 말씀이냐고요?
차이코프스키의 현악 6중주곡인 <피렌체의 추억>은 사실 제목과 음악이 도무지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관광지에서 그 지방의 특산품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물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차이코프스키의 <피렌체의 추억>에는 이탈리아를 떠올릴 그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러시아나 슬라브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고나 할까요?

 

1890년 차이코프스키는 피렌체에 도착해서, 집중적으로 그의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에 매달립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우연히, 이 현악 6중주의 제2악장의 제1주제가 될 멜로디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 연유에서 이 작품을 <피렌체의 추억>이라고 이름짓지요. 마치, 관광지에서 사 오는 기념품, Souvenir처럼 차이코프스키에게 기억되는 제2악장의 주제를 기념으로 가져온 곳. 바로 그 곳 피렌체......
이 작품의 제3악장에는 러시아의 민요가 즐겁고 떠들썩하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제4악장의 제1주제에는 슬라브적인 요소가 푸가토와 함께 펼쳐지고 있고요. 그러니 피렌체의 추억거리가 될 선율은 사실 이 곡에는 없는 것인데, 이태리에 여행가서 러시아의 토산품을 사 온 격이 되었군요. 그렇긴 해도 사온 물건에 나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면 그야말로 소중한 것 아닌가요?

 

8월에 떠나는 여행의 초대.
오늘은 차이코프스키가 그의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을 작곡하려고 찾아간 피렌체에서 우연히 기념품처럼 가져온 주제를 바탕으로 제2악장을 만든 곡, <피렌체의 추억> 중에서 제2악장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연주에는 ____________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