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파우스트>→<벼룩의 노래>
2007-11-27 17:09:42
허원숙 조회수 2587

2000년 7월 24일 (월)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음악 속의 문학*


괴테 <파우스트>→베토벤, 무소르그스키 <벼룩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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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주 괴짜 임금님이 계셔서
벼룩을 길렀다네.
그 벼룩을 왕자처럼 귀여워해서
어느날 양복 재단사를 불러
벼룩에게 멋진 외투를 맞춰주라고 분부하셨다네
벼룩은 비단 옷을 걸치고
궁전에서 위세당당하게
대신(大臣)이라도 된 듯 거들먹거리며
동무 벼룩들을 거느리고 다닌다네
여왕이건 시녀건 가릴 것 없이
따끔따끔 물고 다닌다네
아무리 가렵고 따가와도
벼룩을 죽이면 안된다는 건
임금님의 엄하신 분부
하하하하! 하고 웃을 수 밖에 없네
만약 우리라면
벼룩 따윈 대번에 죽여버릴 텐데


괴테의 <파우스트>중에 나오는 노래입니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 박사의 영혼을 담보로 그에게 젊음을 선사합니다. 대학생처럼 젊어진 파우스트. 메피스토펠레스는 그를 라이프치히의 아우엘바흐의 지하 선술집으로 데리고 가지요. 거기서 대학생들과 재미있게 술을 마시며 그들에게 재미나는 노래를 들려줍니다.
그 노래는 바로 메피스토펠레스의 <벼룩의 노래>입니다.


왕이 자식처럼 사랑한다는 벼룩.
옷을 입고 위세를 떨치는 벼룩.
물리고 가려워도 죽이면 절대 안된다는 벼룩.
말도 안되는 내용을 가진 이 시는, 국민을 탄압하는 악독한 임금과, 인민을 착취하여 멋대로 방탕한 생활을 하는 부유한 지배층을 풍자한 유쾌한 노래이지요.


오늘 소개해드리려는 작곡가는 무소르그스키와 베토벤입니다. 평소 “대중 속으로 들어가라”는 주장과 함께 대중의 고뇌, 민중의 비참한 운명을 지켜보며 작곡해 온 무소르크스키. 그리고 스스로 평민이라 하면서 귀족에게 예속되어 어떤 행사를 위한 맞춤 음악이 아닌 음악 자체로서 승부를 걸었던 음악의 혁명가 베토벤.
무소르그스키와 베토벤처럼 민중과 가까웠던 작곡가들이 이 노래를 작곡한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습니까?


음악 속의 문학.
오늘은 괴테의 <파우스트>의 일부인 <벼룩의 노래>를 무소르그스키와 베토벤의 음악으로 감상하시겠습니다.
먼저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무소르그스키의 벼룩의 노래를 Feodor Chaliapin의 노래로, 그리고 조금은 덜 알려져있지만 베토벤의 벼룩의 노래 작품 75-3을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노래와 하르트무트 휄의 피아노로 감상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