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007-11-27 17:08:45
허원숙 조회수 2218

2000년 7월 22일 (토)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음악 속의 문학*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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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투스트라는 열세살 때 고향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그는 10년동안 싫증을 내지 않고 사색과 고독을 즐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아침 동이 트는 것과 함께 일어나 태양을 향해 외치듯 말합니다.


“너 위대한 별이여, 만일 그대에게 그 찬란한 빛이 없었다면 그대의 존재 가치는 대체 무엇이었더냐?
지난 10년 동안 그대는 나의 동굴과 내 주변의 독수리와 뱀들의 존재에는 아랑곳없이 언제나 중천에 떠서 이 세상을 온통 그대의 빛으로 가득 채우려 했었다.
그러나 우리들은 아침마다 그대를 기다려 그대로부터 그 무한한 생명의 빛을 받아들임으로써 무언의 축복을 너에게 바쳤노라.
보라, 나는 남아돌 만큼 꿀을 많이 모은 꿀벌처럼 지혜에 싫증났다.
나에게는 오직 구원의 손길만이 필요하도다.
나는 이제 인간 가운데 현명한 사람이 다시 한 번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기뻐할 줄 알고, 가난한 자가 다시 한 번 그 부(富)를 즐길 수 있게 되기까지 나의 이 깨달음을 나누어 주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이제 심연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대가 바다 저편으로 가라앚아 아직은 하계에 빛을 주고 있을 때, 그대여! 너무 많은 별이 저녁놀을 이루듯이, 나는 그대와 같이 속세로 내려가야만 한다.
그런 까닭에 너의 평화로운 눈동자여, 이 몸의 앞날을 축복하라.
그대의 눈은 질투하지 아니하매 참으로 오묘한 행복을 보리라.
황금빛의 물이 흘러 그대의 환희를 , 이르는 곳마다 반영시키도록 넘치는 잔을 축복하여라.
보라 이 잔은 다시금 비워지고 이 짜라투스트라는 다시금 인간이 되리라.“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문을 악보의 앞에 실고 그것을 표제로 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짜라투수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지금까지의 음악계에서는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철학의 음악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찬사와 동시에 비난을 받았습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이 교향시에 자신의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나는 결코 철학적인 음악을 쓰려고 하지도 않았고 니체의 위대한 저서를 음악으로 묘사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음악적 표현을 통해 인류 발전의 개념과 그 기원, 그 다양한 발전 과정을 거쳐 니체의 초인적인 관념에 이르기까지의 양상을 전하려고 했을 따름입니다. 이 교향시의 작곡 의도는 니체의 저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가장 훌륭한 예증을 보인 니체의 천재성에 대한 예찬이지요.”


문학 속의 음악.
오늘은 고독과 명상에 잠기다가 어느날 아침 홀연히 깨닫고 속계로 내려와 곳곳에서 이른바 <영겁 회귀>의 사상을 전한 니체의 철학 저서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교향시로 만든 리하르트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_______________의 연주로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