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말러 :교향곡 제1번
2007-11-27 16:27:46
허원숙 조회수 1777

2000년 9월 10일 (일)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말러 :교향곡 제1번, 3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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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중에, 어떤 장의사에 대한 영화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마을 사람들이 너무나도 건강하고 오래 살기 때문에 장의사업이 되지 않아 속상한 사람의 이야기였는데요. 보통 사람들은 누군가 죽으면 슬프고 애통하지만, 반면에 누군가 죽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요.


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리려는 이야기도 그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마을에 초상이 났군요.
장례 행렬이 길게 이어졌는데, 그 장례 행렬에 참가한 동물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그 동물들은 이상하게도 침통한 표정을 짓지 않고 오히려 즐겁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죽었길래 저 동물들이 즐겁게 춤을 추며 장례행렬을 따라가고 있는 걸까요?
아하, 이제 알겠네요. 마을의 사냥꾼이 죽었군요. 매일 매일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동물들은 이제야 안심하고 살겠다며 즐겁게 춤을 추는 거로군요.


이것은 괴상한 그림을 잘 그리기로 유명한 판화가였던 쟈크 칼로(Jacques Callot)의 판화의 그림입니다. 1592년에 태어나서 1635년까지 살았던 판화가 쟈크 칼로는 독일 동화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판화로 남겼습니다. 그 내용은 마을의 사냥꾼의 장례행렬을 즐겁게 춤을 추며 따라가는 동물들의 모습이었구요.


그 판화를 본 구스타프 말러는 자신의 교향곡 제1번에 이 장면을 포함시킵니다. 독일어 제목 Titan (티탄), 우리말로 <거인>이라는 별명으로 더욱 잘 알려진 이 교향곡의 제3악장에는 보헤미아의 민요에 의한 선율이 나옵니다. 이것은 어렸을 적 많이 듣던 노래 “Are you sleeping, are you sleeping, Brother Jones?"의 선율과 많이 닮았군요. 단조로 울려퍼지는 장송행진곡인데, 장송행진곡이라고 보기에는 장난끼가 많이 섞였고, 그렇다고 즐거운 노래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그런 노래.
바로 그 장면.
동물들이 즐거워하며 사냥꾼의 장례행렬을 춤추며 따라가는, 희비가 교차하는 바로 그 장면을 묘사한 노래라 가능한 것이겠지요.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오늘은 17세기의 판화가 쟈크 칼로의 독일 동화책에 나오는 장면 그림을 음악에 삽입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1번의 제3악장을 보내드립니다. 연주에는 ___________________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