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그라나도스 : 고예스카스
2007-11-27 16:26:12
허원숙 조회수 3388

2000년 9월 7일 (목)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그라나도스 : 고예스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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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로 알려진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 이 루씨엔테스 (Francisco Jose de Goya y Lucientes)는 인간의 합리적인 얼굴 밑에 꿈틀거리는 비합리적이고 광적인 심성을 그림으로 폭로하곤 했습니다. 그는 가벼운 환상의 로코코 세계를 배제하고 인간의 순화되지 않은 격정과 광기, 잔인한 동물성을 그의 작품에서 드러내 보이기도 했지요.
이런 그의 강열한 그림들은 작곡가 그라나도스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라나도스는 그의 작곡가로서의 원숙기에 최고의 걸작 <고예스카스>를 완성합니다. 고예스카스란 고야의 회화풍 장면집이라는 뜻이지요.
원래가 로맨티스트였던 그라나도스는 18세기 말경의 마드리드에 항상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시기의 마드리드는 귀족적인 것과 민중적인 것이 미묘하게 섞여서 민속적인 측면에서나 예술적인 측면에서 모두 독특한 매력을 띤, 순 스페인적인 세계가 형성된 시대였습니다.
그라나도스는 말합니다.
“나는 고야의 마음과 팔레트에 반했습니다. 그의 모델들에게, 그 싸움에, 정사에, 사랑의 말에. 장식 끈이 붙은 검정 빌로드나 비단 레이스에 비치는 볼의 하얀 장미, 날씬한 허리의 몸매, 진주를 낀 엄지, 검정 옥을 머리에 꽂은 재스민이 나를 열중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라나도스를 진정으로 끌어당긴 것은 고야의 그림의 그러한 로맨틱한 측면 뿐 아니라 그곳에 희미하게 숨겨진 운명론, 감미로움 속에 감도는 비극과 죽음의 냄새였습니다. 그라나도스는 고야의 그림의 인상을 이야기풍의 취향을 띤 여섯 개의 연작으로 통합해서 피아노곡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라나도스는 이 곡을 발표한 후 얼마지 않아 오페라로 개작하였고, 1916년 그의 오페라 <고예스카스>의 첫 공연이 있던 뉴욕을 방문하고 돌아오던 배에서 영불 해협의 전쟁에 휘말려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라나도스의 <고예스카스>는 제1곡 사랑의 말, 제2곡 창가의 속삭임, 제3곡 등잔불의 판당고, 제4곡 한탄 또는 마하와 나이팅게일, 제5곡 사랑과 죽음, 제6곡 에필로그, 유령의 세레나데로 구성되어있지요.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오늘은 그라나도스의 예술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스페인의 화가 고야의 화풍을 그대로 음악으로 옮겨놓은 <고예스카스> 중에서 __________________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연주에는 _______________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