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세르반테스와 라벨의 돈키호테
2007-11-27 16:16:27
허원숙 조회수 2180

2000년 7월 10일 (월)
이미선의 가정음악


KBS FM 음악원고 : *음악 속의 문학*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라벨 : 뒬씨네 공주에게 마음 쏠리는 돈 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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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너무 많이 돌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면, 내 하인을 시켜 지구를 멈추게 하겠소.“


사랑의 고백이 이 정도가 된다면, 이 고백을 하는 당사자는 얼마나 스케일이 큰 사람일까요. 예전에 보았던 영화 중에 수퍼맨이 지구를 거꾸로 돌려서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던 장면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바로 이 사람은 세르반테스의 소설의 주인공 <돈 키호테>입니다. 마을의 촌닭같은 여인에게 마음을 다 빼앗겨 뒬씨네 공주라고 부르며 사랑에 빠진 돈 키호테는 계속해서 사랑의 고백을 합니다.
“너무 별이 빛나, 하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면,
하늘을 찢어버리겠소.
텅 빈 하늘이 기쁘지 않다는 말씀이라면,
창을 손으로 꼭 쥐어 바람에 별을 뿌리겠소.
그러나 나의 피가 그대 피보다도 내가 더 흐른다고 말씀하신다면,
꾸중을 듣고 창백해져서 그대 축복하며 죽겠소. 오오, 뒬씨네.“
불같은 사랑의 고백을 하는 돈 키호테의 첫 번째 노래 <소설같은 노래>의내용이었지요.


그 노래가 끝나고 나면, 두 번째 곡인 <서사적인 노래>에서 미카엘 성자를 향해 간절한 소원을 기도합니다.
그 기도는, 자신은 둘씨네 공주를 보고, 듣고, 그녀를 즐겁게 하며, 보호하도록 선택되었으니, 자신의 검을 축복해 주시고, 그녀를 맑고 깨끗하게 보호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3번째 노래 <축배의 노래>에서는 화려한 피아노 반주와 함께, 자신은 환희를 위해 술을 마신다며, 뒬씨네 공주를 향한 사랑의 감정과 술에 취한 남자의 뒤엉킨 마음을 표현하고 있지요.


라벨의 마지막 작품인 뒬씨네 공주에게 마음 쏠리는 돈 키호테.
어느 영화 프로덕션이 샬리아핀의 영화 <돈 키호테>를 기획해서, 그 음악으로 위촉했던 곡이었지요. 라벨 이외에도 미요, 이베르, 파야(Falla)에게도 위촉해서, 결국은 이베르의 것으로 영화는 만들어졌고, 라벨의 작품은 연주곡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인이었지만,스페인의 혈통이었던 라벨은 그의 원색적인 화려함을 프랑스의 세련됨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를, 폴 모랑(Paul Morand)의 시로 모리스 라벨이 음악을 붙인 <뒬씨네 공주에게 마음 쏠리는 돈 키호테>.
바리톤 Thomas Allen과 Roger Vignoles의 피아노로 보내드립니다.
제1곡:소설같은 노래
제2곡:서사적인 노래
제3곡:축배의 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