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비의 노래
2007-11-27 16:15:02
허원숙 조회수 2102

2000년 7월 7일 (금)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음악 속의 문학*

 

그로트 (Groth)의 시 <비의 노래>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비의 노래> 중 3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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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라 비야, 떨어져라.
나에게 꿈을 다시 일깨워다오.
나 어릴 적 꾸었던 꿈을
모래 속에서 물이 거품을 일으키던 그 때!

 

둔해진 여름의 무더위가
신선한 가을의 서늘함과 나른하게 싸우고,
창백한 나뭇잎이 서리를 맞으며
씨앗이 더 짙푸르게 변할 때

 

시냇물에 맨발로 서서,
잔디에 손을 뻗쳐
손으로 거품을 잡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었던가.

 

또는 뜨거운 뺨으로
차가운 빗방울을 잡고
새로 깨어난 향내를 붙잡아
어린 가슴에 불어 넣는 것도!

 

저기 달려있는 초롱꽃처럼
영혼이 숨쉬듯 열려있고
향기에 취한 꽃처럼
하늘에서 내린 서리에 잠겼다.

 

전율하듯 모든 빗방울은
심장의 고동 깊숙이 서늘하게 하고
창조물의 성스러운 움직임은
은밀한 생명 속까지 파고 든다.

 

떨어져라 비여, 떨어져라.
나의 옛 노래를 일깨워다오.
우리가 성문 앞에서 불렀던 노래를
빗방울 소리가 밖에서 울려 퍼질 때!

 

그 소리에 다시 귀기울이리.
너의 달콤하고 촉촉한 속삭임에
그래서 내 영혼을 부드럽게 감싸리
신성했던 어린 시절의 쓸쓸함으로.

 

빗방울이 나무로부터
푸른 잔디 위로 떨어지고
내 흐린 눈의 눈물은
내 뺨을 적신다.

 

태양이 다시 빛나면
잔디는 두 배로 푸르러지겠지.
그러면 내 뺨 위로 두 배나
뜨거운 눈물이 끓어오르리라.

 

클라우스 그로트가 비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시입니다.
이 시에는 어린 시절의 아련한 슬픔이 떨어지는 빗소리에 한껏 배어나옵니다.
1873년 브람스는 클라우스 그로트가 만든 이 시를 가지고 아름다운 가곡으로 만들어서, 작품번호 59의 3이라고 붙였습니다. 그리고 6년 후인 1879년에는 이 선율을 바이올린 소나타의 3악장에 사용해서, 일명 <비의 노래>라고 하는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을 완성하게 됩니다.
이 곡에는 작곡 당시 브람스가 머물렀던 오스트리아의 베르터 (Werther?) 호반의 페르하차의 풍경과 또 그 전 해 이탈리아 여행에서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남국적인 밝고 명랑함, 그리고 브람스의 내면에 항상 자리잡고 있는 브람스 특유의 애수와 서정이 흐르고 있습니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일명 <비의 노래> 중에서 제3악장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연주에는 ________________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