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지드와 베토벤의 전원교향곡
2007-11-27 16:12:18
허원숙 조회수 2483

2000년 7월 6일 (목)
KBS FM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문학 속의 음악*



앙드레 지드 : 전원교향악과 <베토벤:전원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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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한 시골의 신교 목사인 주인공은, 눈먼 소녀를 맡아 제르트뤼드라고 이름을 짓고 그녀를 키웁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그 소녀는 목사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하루하루 아름답게 자라납니다.
선천적으로 눈이 먼 그 소녀에게 이 세상의 색을 가르쳐 준다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지요. 색 하나하나가 짙을 수도 엷을 수도 있다는 것과 그것들이 얼마든지 서로 섞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는 것은, 배우는 소녀의 입장에서 뿐 아니라 가르치는 목사의 입장에서도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그 목사는 소녀를 어느 연주회에 데리고 갑니다. 교향악의 각 악기가 맡은 역할에서 힌트를 얻어 금관악기, 현악기, 목관악기의 음색이 각각 다르다는 것과 또 그들 악기 하나하나가 가장 낮은 음에서부터 높은 음까지의 모든 음들을 강하게 혹은 약하게 소리낼 수 있다는 것을 그녀에게 가르쳐주지요. 그처럼 자연계에 있어서의 붉은 빛과 오렌지 빛은 호른과 트럼본의 음색과 비슷하고 노랑과 초록은 바이얼린, 첼로, 콘트라베이스의 음과 비슷하고 플루트, 클라리넷, 오보에 등은 파랑과 자주를 연상케 하는 것으로 상상하여 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흰색은요? 하고 묻는 그녀에게 흰색은 아주 순수한 것, 아무것도 없는 것, 그리고 검은 색은 모든 색이 다 겹쳐진 것이라고 말하지요.
그 목사의 비유가 얼마나 정확하게 그녀에게 색에 대한 설명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음악회에서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을 감상하고난 후 그녀는 묻습니다.
“목사님이 보시는 것은 정말 저것처럼 아름다운가요?”라고요.
무엇만큼 말이냐고 되묻는 목사에게 그녀는 말하지요.
“그 <시냇가의 경치>만큼 말이예요”
그녀는 목사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이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지요. 그 사실을 알게 된 목사의 부인 아멜리의 마음이 편할 리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목사의 아들인 자크는 신학생이었는데 바로 그 소녀를 사랑하게 되는군요.
사랑의 질투를 느낀 그 아버지는 아들에게 그녀 곁을 떠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만이 그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그녀가 믿도록 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그녀.
의사의 진단으로 볼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 개안 수술을 받습니다.
드디어 밝은 눈으로 보게 된 세상.
그녀는 깨닫지요. 자신을 사랑하던 사람은 목사가 아닌 그의 아들 자크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에게서 사랑의 질투를 느낀 아버지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녀를 떠나갔다는 사실, 그리고 결국은 카톨릭으로 개종했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가장 아름다웠다고 생각했던 사람, 자신을 사랑했다고 생각했던 목사의 실제모습은 사실 사랑의 집착으로 눈이 먼 추한 모습이었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절망합니다. 그리고 개울물에 몸을 던져 자살합니다.


앙드레 지드의 소설 <전원교향악>은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이 단순히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삽입된 것은 아니지요. 전원교향곡을 듣고 난 그녀의 질문, “이 세상은 정말 이 곡처럼 아름다운가요?”에 대한 반증이기도 합니다.


베토벤의 전원교향곡 중에서 <시냇가의 경치>와 <________>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연주에는 ______________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