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베를리오즈의 오페라 <트로이인>
2007-11-27 16:09:17
허원숙 조회수 1753

2000년 6월 30일 (금)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전쟁을 주제로 한 음악>



베를리오즈의 오페라 <트로이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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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의 목마의 전설을 아십니까?
그리이스의 연합군과 트로이군은 10년동안이나 지겹도록 서로 싸우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리이스의 연합군은 모두 철수해 버립니다.
지겨웠던 전쟁이 거짓말처럼 끝난 사실에 놀라면서도 기뻐서 성 안에서 밖으로 나온 트로이 사람들은 해안에서 커다란 목마를 하나 발견하지요. 그리이스 연합군이 정신없이 떠나가면서 놔두고 간 물건인 줄로만 착각한 트로이 사람들은 그 안에 그리이스 연합군이 숨어 있는 줄은 꿈에도 모릅니다.
결국 그 목마 속에서 나온 그리이스 연합군에게 패한 트로이 사람들.
전쟁의 상처가 뼈속까지 스며드는 군요.
그런데 바로 이 이야기 중에 또 다른 상처입은 영혼이 있습니다.
그는 트로이의 영웅 아에네아스를 사랑하게된 카르타고의 여왕인 디도입니다.
서로 원수인 줄 알면서도 사랑하게 되었고, 결국 트로이의 영웅 아에네아스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다시 트로이로 향해 떠나갑니다. 그를 사랑하게 된 카르타고의 여왕인 디도를 뒤로 하고 말이지요.
아에네아스가 떠나간 뒤, 바닷가의 왕궁의 뜰에서는 큰 장작 더미가 쌓여 있고 그 위에는 침대, 옷, 갑옷, 투구와 같은 물건이 활활 타고 있습니다. 바로 트로이의 영웅이며 디도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고 떠난 아에네아스의 화형식이 거행되고 있는 장면이지요. 이 의식이 끝났을 때 디도는 그가 남긴 소지품에 몸을 던지며 눈물을 흘리면서 “언젠가 이 아프리카의 땅에 나의 재보다도 빛나는 복수자가 태어나리라” 라고 예언하고 칼을 뽑아 자결하고 맙니다.


베를리오즈의 오페라 <트로이인> 중에서 두 곡을 감상하시겠습니다.
먼저 서로 원수지간인 나라에 속해 있으면서 운명적인 사랑의 힘을 느꼈던 아에네아스와 디도의 첫 만남인 <왕궁의 사냥과 소나기>입니다.
그리고 이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 디도가 자결하면서 부르는 노래 <불멸의 로마!>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연주에는 Josephine Veasey (Mezzo soprano), Heather Begg(alto), 콜린 데이비스 경이 지휘하는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