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
2007-11-27 16:08:51
허원숙 조회수 1570

2000년 6월 29일 (목)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전쟁을 주제로 한 음악>



스트라빈스키 발레음악 <병사의 이야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만약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까요?
사람들은 아마도 해답집을 보고나서 문제를 푸는 학생처럼, 아니면 결말을 알고 보는 추리소설처럼 재미없는 삶을 살 것입니다.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 <병사의 이야기>는 러시아의 아파나이요프의 니콜라스 1세 치하의 강제 징병 때의 민화를 가지고 만든 음악이지요.


이 이야기는 한 병사가 2주 동안의 휴가를 얻어 고향마을로 돌아가는 길에서 시작됩니다. 바이올린을 즐겨 연주하던 그 병사는 노인의 모습을 한 악마의 유혹에 빠져서 자신의 바이올린과 그 노인이 권하는 책을 맞바꾸게 되지요.
그 책은 그저 가지고 있기만 해도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있는 마법의 책이었습니다.
그 노인이 권유로 사흘 동안 그 노인의 집에서 지내고 난 그 병사는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고향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군요. 그리고 그 병사의 약혼녀는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벌써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버렸군요. 아뿔사! 그 노인 집에 머문 사흘이 3년이었다니!....
그 병사는 절망하지만 마법의 책 덕분에 상인이 되어서 큰 부자가 됩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행복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길을 떠난 그 병사는 이번에는 어느 나라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 나라의 공주가 병에 걸려 먹지도 않고 잠도 안 자고 말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그 공주의 병을 고쳐 자기의 부인으로 삼으려고 왕궁으로 가지요.
거기에서 또 다시 악마를 만나는데 그 악마 또한 공주를 부인으로 삼으려고 왔군요.악마에게서 자신의 바이올린을 다시 찾은 병사는 공주에게 탱고,왈츠, 랙타임을 연주합니다. 기분이 좋아진 공주는 병이 낫게 되지요.
화가 난 악마는 중얼거리며 주문을 외웁니다.
“저 병사가 이 나라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가게 되면 나에게 잡히는 거야”라고요.
병사는 고향이 그리워졌습니다.
공주와 함께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집을 나서지요.
공주는 한 발짝 병사의 뒤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 병사는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해 국경을 넘는군요.
그리고 그 순간 악마는 쾌재를 부릅니다.
“내가 이겼다”라고요.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 <병사의 이야기>중에서 병사가 공주의 병을 고치는 장면인 바이올린 연주로 탱고, 왈츠, 랙타임를 들으시고 이어서 악마의 춤, 작은 코랄, 악마의 노래를 들으시겠습니다. 연주에는 켄트 나가노가 지휘하는 런던 신포니에타, 나레이터에는 Ian McKellen, 악마에는 Vanessa Redgrave입니다.


(감상 후)
자신의 운명을 미리 알게 된 병사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바이올린과 맞바꾼 마법의 책도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지요. 다시 바이올린을 찾은 병사는 공주를 부인으로 맞이하고 꿈에도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한 번 자신의 목숨을 악마에게 넘겨버렸던 그는 결국 악마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는군요.
“너라고 별 수 있어?” 하고 비웃는 악마.
뛰어봤자 벼룩이지....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누가 이 병사로 하여금 악마에게 미래를 맡기게 했지요?
전쟁이 가져다 준 불안감, 허탈감, 한탕주의 였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