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훈족의 싸움>
2007-11-27 16:08:24
허원숙 조회수 1987

2000년 6월 28일 (수)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전쟁을 주제로 한 음악>



Liszt : Battle of the Huns <훈족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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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프란츠 리스트가 보고 있는 그림은 빌헬름 카울바흐(Wilhelm Kaulbach)가 그린 프레스코화입니다.
서기 451년 앗티라 왕이 지배하는 훈족과, 로마장군 아에티우스와 서 고트 왕 테오드릭이 지배하는 로마-게르만 연합군이 카타라부눔에서 싸운 유명한 전쟁을 그린 그림이지요.
리스트가 보고 있는 이 그림은 베를린 미술관에 걸려 있는 그림을 복사한 것인데, 1855년 비트겐슈타인 후작 부인이 리스트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리스트는 이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그 감동은 리스트로 하여금 <카울바흐와 리스트에 의한 음(音)의 세계사>라는 제목으로 교향시를 만들 계획까지 세우게 하지요. 하지만 리스트는 그 제목으로 작품을 쓰게 될 경우 자신의 이상에 맞는 시도 필요하고 따라서 그 시를 직접 써 줄 시인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통감하고는 그 계획을 아쉬운 채 접어버립니다.
커다란 계획을 접어버린 리스트는 1857년, 화가인 카울바흐의 안내로 베를린의 미술관에서 그 그림의 실물을 직접 감상하게 되었고, 자신이 복사본을 보았던 2년 전부터 구상해 왔던 내용을 드디어 작품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게 되지요.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훈족의 싸움>입니다.


앗티라 왕이 지배하는 훈족과 로마-게르만의 그리스도교 연합군의 싸움.
쉽게 승패가 가려지지 않을 듯 싶은 상황을 이겨내고 승리는 그리스도교의 연합군에게 돌아갑니다. 막강한 훈족을 이기고 그리스도 연합군이 승리한 것은 기독교로 뭉친 하나의 힘 덕분이었겠지요.
그 힘을 화가인 카울바흐는 십자가의 상징으로 표현했는데, 작곡가인 리스트는 카울바흐의 그림을 소리를 통해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로마-게르만의 연합군의 상징인 십자가를 대신할 선율을 찾아냅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6세기 경의 포르투나투스의 <판제 링구아>에 의한 <쿠르쿠스 피델리스>의 선율을 사용한 코랄이었지요.
이 코랄은 리스트의 <훈족의 싸움>의 가운데 부분에 자리잡고 앞부분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힘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막강한 힘을 과시하던 훈족을 이기고 그리스도 연합군이 승리하게 되는 리스트의 교향시 <훈족의 싸움>을 ____________의 연주로 감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