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전쟁을 가져오는 자
2007-11-27 16:07:31
허원숙 조회수 1464

2000년 6월 26일 (월)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전쟁을 주제로 한 음악>


Holst : 혹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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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유난히도 맑은 날 밤.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본 적이 있으시지요?
예로부터 해와 달과 별들은 사람들의 생사화복을 비는 대상이 되어왔지요.
정한수 떠 놓고 장독대 위의 달을 향해 빌던 우리네 옛 조상들.
새천년의 첫 일출을 보러 가려고 동해안으로 물밀 듯이 밀려가던 가는 사람들.
그리고 사람에게는 각각 자기의 별이 따로 있다고 믿는 사람들...


영원한 생명과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작곡가 구스타프 홀스트는 별들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지요. 그리고 그의 연구는 점성술과 함께 별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쌓아 나가게 됩니다. 1920년 모두 일곱 곡으로 된 관현악곡 <혹성>이 초연되었을 때 홀스트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지요.
“별에는 점성술적인 의미가 아주 많습니다. 그런 의미들이 저로 하여금 이곡을 만들게 했구요. 그렇지만 이 곡에는 표제음악은 없습니다. 그리고 같은 이름의 신화에서 비롯된 신과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 곡을 들으시면 너무 조급하게 이 곡의 성격을 단정하기보다는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각각의 부제를 넓은 의미로 생각해 주십시오. 그러면 이 곡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예를 들어 목성은 일반적으로 쾌락의 신이라고 하지만 그와 동시에 종교적이거나 민족적인 축제와 결부되는, 그런 의식(儀式)적인 의미로서의 기쁨도 표현하니까요.
그리고 토성은 육체적인 쇠퇴뿐 아니라, 노년기의 성취감도 표현하고 있구요,
날개달린 메신저라는 수성은 마음의 상징으로 받아들여도 되지요.”


홀스트의 <혹성> 중에서 첫 번째 곡은 <화성>입니다. 전쟁의 신이며 전쟁을 가져오는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요. 집요하게 되풀이 되는 힘찬 리듬과 함께 서로 성격이 다른 세가지 주제가 화려하게 전개되는 힘이 넘치고 호쾌한 곡이지요.
사람들은 이 곡을 듣고 아마도 홀스트가 이 곡을 작곡할 때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 당시 홀스트는 총소리 한 번 들어보지 못했던 사람이었다지요. 1차 세계대전의 기억이 생생한 당시 사람들은 홀스트가 전쟁의 기억을 되살려 이 곡을 썼을 거라고 추측하지만 홀스트는 이 곡 <화성:전쟁을 가져오는 자>를 1914년 그러니까 전쟁직전에 완성했다는군요. 아니 그렇다면 정말 이 곡이 전쟁을 불렀다는 겁니까?
구스타프 홀스트의 <혹성> 중에서 첫 번째 곡 인 <화성, 전쟁을 가져오는 자>를 감상하시겠습니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입니다.


(감상 후)
구스타프 홀스트의 <혹성> 중에서 첫 번째 곡 인 <화성, 전쟁을 가져오는 자>를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감상하셨습니다


홀스트의 혹성에는 태양과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모두 7가지의 별들이 등장합니다.
화성, 금성, 수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가장 멀리 있다는 명왕성은 홀스트의 혹성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 곡이 탄생하던 시기에는 명왕성의 존재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별은 우주가 생겨난 때부터 있어왔는데 그 시절에는 아직 인간의 눈에는 발견되지 못했었네요....논리적이라는 인간의 과학이라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를 깨닫게 해 주는 좋은 가르침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