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한여름밤의 꿈
2007-11-27 16:04:48
허원숙 조회수 1922

2000년 6월 21일 (수) 하지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여름, 희망과 힘>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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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면...
서로 밀치고 당기고, 쫓아다니고 도망치고, 한바탕 소란스러운 일이 벌어지겠지요?
그 모습을 보는 신(神)은 아마도 조금은 안타까울 것입니다. “어떻게든 도와주어야 할텐데...”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부하에게 시키지요. “좀 잘 해결해 줘 봐” 라고요.
그런데 그 부하 녀석 장난끼가 보통이 아니군요.
제대로 짝을 맞추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주 뒤죽 박죽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의 내용이지요.
오베론은 개구쟁이 요정 Puck에게 “사랑풀”이라는 약초를 구해오도록 명령을 내립니다. 그 약초는 즙을 내어서 잠자는 사람의 눈에 바르면 그 사람이 잠에서 깨어나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이른바 사랑의 묘약인 셈이죠.
약초를 구해온 Puck에게 오베론은 이러이러한 사람이 불쌍하니 그 사람에게 바르고 와라 하고 명령을 내리지요.
장난꾸러기 요정 Puck는 실수로 다른 사람 눈에 그 즙을 바르지요. 그리고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길께요.
어쨌든 춘향이는 변학도를 좋아하고 변학도는 월매를, 월매는 이도령을, 이도령은 향단이를 좋아한 꼴이 되었으니 얼마나 복잡합니까?
“이게 뭐야. 무슨 일을 이렇게 엉망으로 했냐?”로 Puck을 야단치지만 실수연발에 장난끼까지 고루갖춘 부하를 탓하면 뭘 하겠어요. 사건을 수습하는 수 밖에...


결국 제 짝을 만난 두 쌍의 연인들. 서로 행복해 합니다. 그리고 이게 제대로 해결된 것인지 서로 의아해하기도 하고요.


한 여름 밤의 꿈.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다는 하짓날 밤에 일어난 일이지요.
“더운 밤, 잠도 설치고 꾼 짧은 꿈처럼 우리 사랑도 사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하고 셰익스피어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꿈 정말로 꾸어본다면....더위로 뒤척거리면서 밤잠을 설쳐도 행복할 것 같네요.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중에서
Scherzo / "You spotted snakes" / 그리고 Wedding March를 보내 드립니다.
___________________의 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