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현을 위한 아다지오
2007-11-27 16:00:21
허원숙 조회수 1928

2000년 6월 16일 (금)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전쟁영화에 삽입된 고전음악
영화 중에서 Barber의 Adagio for Strings (현을 위한 아다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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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있어서는 안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질병, 기근, 불행, 미움....
거기에 또한 전쟁이라는 것이 있군요.
전쟁이 지옥인 것은 바로 이유가 통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양심의 판단으로는 이게 아닌데, 상부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곳.
처음에는 마음의 가책으로 고민하며 총대를 거머쥐지만, 나중에는 그 자체가 마치 오락실에서의 어떤 게임처럼 중독 증세를 일으키고야마는, 그야말로 지옥의 표본이라고나 할까요.
영화 <플래툰>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파병된 미군 병사들의 이야기가 잔뜩 실려있습니다.
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별들은 선과 악의 구별없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애송이 병사는 마리화나를 입에 물고 환각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또한 아무런 죄도 없는 원주민들을 미군들이 무차별 학살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그리고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전쟁을 이용하는 상사의 비도덕적인 행동에 분개하게 되면서 마지막에는 터지는 울분을 참지 못해 자신의 상사에게 총구를 겨눕니다.
전쟁에 파병된 목적은 적과 싸우기 위함인데, 옳고 그름의 판단이 흐려짐을 한탄하며, 자신의 이익 때문에 적을 앞에 두고 오히려 전우끼리의 싸움에 몰두하는 군인들.
그리고 적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증오와 의심이라는 결론에 이르른 그 풋내기 병사는, “이제 인생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는 남은 것들을 잘 가꾸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전쟁에서의 만행을 스스로 뉘우치는 참회의 서약이기도 하고요.


영화 전편에 흐르는 깨끗한 서정과 정열이 담긴 곡은, 미국 작곡가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이지요. 이 곡은 현악 4중주곡 제1번의 제2악장을 스트링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한 것인데요, 명상적인 주제를 시작으로 점차 감정이 북받치도록 고조되는 선율은 콘트라베이스를 제외한 모든 현악기의 유니즌으로 정점을 향해 치닫습니다.
이 곡은 작곡자인 사무엘 바버 자신의 장례식에서 레너드 번스타인의 지휘로 연주된 것을 비롯하여 많은 기념행사에서 연주되었던 곡이지요. 비장하면서도 슬픔이 전면에 깔린 이 곡이 이 영화 <플래툰>을 더욱 빛나고 의미있게 한 요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베트남 참전과 그렸으면서 오히려 반전의 의미를 생각게 하던 영화 <플래툰>에 삽입되었던 곡,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를_________________의 연주로 들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