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피아니스트 올렉 마이젠베르크(Oleg Maisenberg)의 눈물
2007-11-27 15:52:44
허원숙 조회수 1457

2000년 5월 27일 (토)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주제:피아니스트 올렉 마이젠베르크(Oleg Maisenberg)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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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어느 피아니스트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빈의 쇤부른궁전에서는 매년 여름휴가기간에 궁전 안의 Grosse Gallerie(그로쎄 갈레리)라는 홀에서 음악회를 개최합니다.
그 음악회는 일반 음악회와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관광국인 오스트리아의 여름휴가철은 세계 각국에서 몰려 오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데, 바로 그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테마관광이라고나 할까요. 음악회도 보고, 고궁도 산책하는 그런 음악회 말이지요.
그날은 피아니스트 올렉 마이젠베르크의 피아노 독주회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음악회 시작 전에 궁전을 돌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곁들인, 이른바 역사 문화 공부시간이 있고 난 후, 잠시 동안의 휴식을 하고 밤 8시가 되자 피아니스트 올렉 마이젠베르크가 무대에 나타났습니다.
일반 음악회라면 휴식시간 전에 약 4-50분가량의 연주가 있고, 휴식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40분 가량의 연주가 더 있기 마련이지만, 이미 고궁을 한바퀴 돌고 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회라서 휴식 시간 없는 1시간의 연주회로 꾸며졌습니다.
그날의 연주 프로그램은 환상곡이었는데, 먼저 모차르트의 환상곡 c 단조 K.396번을 연주하고 그 자리에서 계속해서 쇼팽의 환상곡 f 단조, 그리고 계속해서 슈만의 환상곡 C 장조를 연주하였습니다.
그날의 연주는 감동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마지막 곡인 슈만의 환상곡 연주를 마치고 무대를 나서는 마이젠베르크의 눈에는 어른어른 눈물이 비쳤습니다. 슈만의 환상곡의 감동이 연주자 본인에게도 젖어든 것일까요. 울먹거리며 무대를 나와 대기실로 들어가버린 마이젠베르크. 대기실 밖에서 마이젠베르크가 다시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던 제자들은 마이젠베르크가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자, 포기한 듯 지쳐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광경을 몸소 경험하고 저에게 이야기해주던 그 피아니스트는 마이젠베르크의 바로 그 모습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연주를 마친 마이젠베르크의 눈을 적시던 그 눈물....
그리고 마지막 연주를 마치고 들어간 대기실의 다시 열리지 않던 문....
연주가 끝난 후 팬 사인회라든가 인사를 한다던가 하는 일로 분주하지 않은 마이젠베르크의, 음악을 대하는 자세는 바로 음악만을 생각하는 진정한 연주자의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연주란, 음악이란, 남에게 평가받기 위함이 아니라 감동을 전해주기 위함이라는 그의 생각이야말로 그날의 연주회의 진정한 선물이었다고 말하더군요.


올렉 마이젠베르크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슈베르트의 _______________입니다. (음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