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예술에 있어서 검열의 문제
2007-11-27 15:50:07
허원숙 조회수 1662

2000년 5월 23일 (화)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주제: 예술에 있어서 검열의 문제
곡 : 베르디 <리골렛토> 중 4중창 “ 사랑하는 아름다운 딸”(?)
Bella figlia dell'a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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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게 검열이란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검열 담당자에게 예술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는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오페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오페라가 초연될 당시에는 얼마나 많은 제약에 시달렸는지 아십니까?
첫째, 천한 광대가 유명한 군주에게 대항하는 작품의 공연은 허가할 수 없다는 것.
둘째, 빅토르 위고의 원작과 동일한 제목 <환락의 왕>과, 베르디가 붙이려고 한 제목 <저주> 중 어느 제목도 이 오페라 제목으로 붙이면 안된다는 것.
셋째, 그 내용에 있어서 높은 지위의 인물이 바람둥이로 설정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넷째, 주인공은 불구 광대일 수 없다는 것.
다섯째, 광대의 딸을 납치할 때 자루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등 입니다.


공연을 얼마 앞두고 자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없게 된 베르디는 타협을 합니다.
그 타협의 내용은, 오페라에 나오는 장소와 시대를 바꾼다는 원칙을 지키면, 대본의 원래 성격과 색깔은 그대로 보존되어도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프랑수아 1세를 다른 인물로 대치하면 설사 절대군주일지라도 방탕한 바람둥이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 광대도 불구자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 무대에서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지키면 광대의 딸을 납치하는 장면에서 자루를 사용해도 된다는 것 등입니다.
하지만 제목에 있어서는 빅토르 위고의 원제인 <환락의 왕>이라는 제목은 왕권에 대한 조롱이므로, 또, 베르디가 원했던 <저주>라는 제목은 신을 경외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에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단서 조항이 붙었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은 <리골레토>.... 재미있게 웃고, 놀고, 장난치고, 농담하고....그런 뜻을 가진 “리골레”에서 따온 <리골레토>였습니다.


결국, 세계적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오페라 <리골렛토>도 제목에서부터,소재로 가져온 시대나 장소까지 무엇하나 작곡자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작품이 되고 말았군요.
만약 같은 시대, 바로 그 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오페라로 만들었다면 지금 그 오페라는 어떤 인정을 받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치 방안에서 정원수를 기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분재가, 만약 가지 잘리지 않고 뿌리 꽁꽁 묶이지 않은 채, 마당에서 가슴 벅찬 하늘을 보며 자란다면 얼마나 멋있는 나무가 되었을까 씁쓸한 상상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베르디 <리골렛토> 중 4중창 “ Bella figlia dell'amore (사랑하는 아름다운 딸 ?)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연주에는 ________________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