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베토벤의 로망스 칸타빌레
2007-11-27 14:16:50
허원숙 조회수 2445

2000년 5월 8일 (월)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베토벤의 피아노, 플루트, 바순과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칸타빌레 E 단조 (Hess번호 13번)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베토벤의 편지입니다)


......아우그스부르크를 떠난 뒤 저는 행복과 건강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고향에 가까이 갈수록 어머니의 위중함을 알리며 귀가를 독촉하는 아버지의 전갈이 도처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제 자신의 건강도 좋지 않았지만 길을 재촉했습니다. 어머니를 한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다는 소망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어머니는 거의 빈사상태로나마 아직 살아계셨습니다. 어머니는 결핵으로 몹시 고생하시다가, 7주 전에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항상 따뜻이 대해주고 사랑해 주셨으며, 저의 가장 좋은 벗이었습니다. 어머니라는 달콤한 이름을 부를 수 있을 때는 얼마나 행복한지.... 이제 누구를 어머니라 부르겠습니까? 마음 속에 떠오르는 어머니의 말없는 그림자를 향해 그 이름을 불러볼 따름입니다......


1787년 9월 15일 본에서 , 아우그스부르크의 샤덴 박사에게 보낸 베토벤의 편지 내용의 일부입니다.
당시 열여섯살인 베토벤은 빈으로 처음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 때 모차르트를 만나 그의 가르침을 받을 기회를 얻었는데, 모차르트가 베토벤의 즉흥연주를 듣고는 “이 젊은이는 언젠가 세상의 화젯거리가 될 거요”라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베토벤은 어머니의 건강이 나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돌아와야 했는데, 당시 빈에서 본까지는 일주일이 걸리는 먼 길이었다고 하지요. 게다가 노자가 떨어져서 라인강 상류의 아우그스부르크에서 샤덴이라는 사람에게 돈을 빌리는 등 고통스러운 여정이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어머니라는 달콤한 이름을 부를 수 있을 때는 얼마나 행복한지..... 이제 누구를 어머니라 부르겠습니까? .”라고 말하는 어린 베토벤의 편지. 마음에 와 닿으시지요?


베토벤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해인 1786년, 베토벤의 나이 16세에 작곡한 피아노, 플루트, 바순과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칸타빌레 E 단조를 들으시겠습니다.
베토벤의 작품으로 남겨진 곡 가운데 초기의 작품으로 알려진 이 곡은 베토벤이 큰 작품의 느린 악장으로 사용하려고 작곡하였지만, 완성되지 못하고 부분으로만 남아있다가 1952년에 Willy Hess에 의해서 완성되었기 때문에 작품번호도 Hess번호 13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Patrick Gallois(패트릭 갈로와)의 플륫,Pascal Gallois(파스칼 갈로와)의 바순, 정명훈이 피아노 연주와 지휘를 맡은 Philharmonia Orchestra의 연주로 감상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