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나비부인
2007-11-27 14:10:12
허원숙 조회수 1531

2000년 5월 27일 (토)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5월에 듣는 사랑의 노래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 부인> 중에서 “어느 개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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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사관을 사랑한 일본인 게이샤 나비부인은 그가 떠나간 후 낳은 푸른 눈의 어린아이를 금이야 옥이야 정성을 다하여 기릅니다. 이제나 저제나 남편이 돌아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말이죠.
벌써 3년이나 지났군요. 그 남자를 처음 만났던 순간은 그녀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사실 양가집 딸로 태어났지만 집안이 망하여 게이샤의 길로 들어선 그녀는, 열 다섯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인생의 아픔과 좌절을 많이 경험했었거든요. 아버지가 남긴 유품이라고는 천황으로부터 하사받은 단도와 작은 불상이 전부인데, 이제 그녀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애인이 생겼고 또 결혼식도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행복했겠어요.
그러나 그 남편은 다시 배를 타고 떠났고 푸른 눈을 가진 어린 아이와 함께, 남편 돌아오기만을 정처없이 고대했는데.....

 

드디어 배가 도착했고 그렇게 그리워하던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말입니까? 옆에 함께 온 미국 여인은 도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그 미국 여인은 나비부인에게 아기를 달라고 하는군요.
어떻게 낳은 아인데.... 어떻게 기른 아인데....남편이 그리울 때 아이의 표정에서 남편의 얼굴을 읽으며 지낸 그 많은 세월은 어떡하고....

 

나비 부인은 아버님의 유품을 꺼냅니다.
그 단도의 칼집에는 ‘수치스럽게 사느니 명예를 지켜 죽음을 택하라’라고 쓰여있군요. 남편도 없이, 아기도 빼앗긴 채, 또다시 게이샤가 되어 수치스럽게 사느니, 먼저 가신 아버지의 뒤를 따라 나비부인도 먼 길을 떠나는군요. 단도로 배를 가르는 아픔으로 사랑을 저며내는군요.
아이는 병풍뒤에서 엄마가 목숨을 끊은 줄도 모르고 철모르는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 부인>중에서 나비 부인의 아리아 <어느 개인날>입니다.

 

어느 개인날 바다 저쪽에 한 줄기 연기가 오르면 그이가 탄 배가 입항할 거고,
그는 고갯길을 올라와 옛날과 같이 ‘예쁘고 조그마한 아내’라고 부를 것이 틀림 없다고 그 광경을 상상하며 이야기하는 노래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의 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