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5월 17일 (수)
이미선의 가정음악
음악원고 : 5월에 듣는 사랑의 노래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온화하고 조용히 미소짓는 그의 모습”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두 분이 어떻게 해서 결혼하게 되셨어요?”하고 물어보면,
“사실, 이 이가 저를 자기친구에게 소개시켜 주려고 해서 만나게 되었는데, 이야기도 잘 통하고 해서 몇 번 만나다 보니 엉뚱하게 이렇게 인연이 맺어져 결혼하게 되었네요”하고 대답하는 분들을 가끔씩 보게 됩니다.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중세기의 유럽에 널리 퍼져 있던 이야기를 바그너가 직접 대본을 쓰고 오페라로 만든 것인데, 이 줄거리도 앞서 제가 말씀드린 이야기처럼, 자기 자신이 중매장이가 되어 이졸데를 자신의 백부에게 데리고 가던 트리스탄의, 엉뚱하게 맺어진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트리스탄의 호위를 받으며 마르케 왕의 신부가 되기 위해 배를 타고 가던 이졸데는 마음의 갈등으로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지금 그녀를 호위해서 마르케 왕에게 데리고 가는 트리스탄을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사실 그녀가 트리스탄이라는 청년을 사랑하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치 못했었습니다. 왜냐면 트리스탄은 이졸데의 사촌오빠인 동시에 약혼자였던 몰로트를 살해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약혼자를 살해했던 트리스탄에게 원수를 갚으려고 시도도 했었지만 트리스탄을 처음 보는 순간 벌써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린 트리스탄을 죽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자기의 원수였던 사람과 사랑을 생각할 용기도 나지 않았구요. 단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트리스탄이 이끄는 배를 타고 새로운 약혼자인 마르케 왕에게 가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참으려고 노력해도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의 감정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마르케 왕의 신하와의 격렬한 싸움으로 트리스탄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지요. 목숨이 꺼져가는 트리스탄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는 이졸데는 이미 숨이 끊어진 트리스탄에게 사랑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는 사랑하는 님을 잃은 슬픔으로 절망이 극에 달하여 숨지게 됩니다.
트리스탄의 시신을 부둥켜안고 부르는 이졸데의 노래,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이라는 아리아입니다.
“온화하고 조용히 미소짓는 그의 모습
사랑스럽게 눈을 뜨는 그의 모습
친구여 보는가?
보이지 않는가?
점점 더 투명하게 빛을 발하며
높이 솟아 올라 광채를 내는 별을
그대들은 보지 못하는가?
끓어오르는 심장으로 벅차 오르며
거룩하게 가슴 부풀림을.....
기분좋게 부드러운 입술로
달콤한 숨결이 은은하게 스쳐감을
친구여 보라!
느끼지 못하는가?
보이지 않는가?
내가 듣는 노래는
그다지도 아름답고 그윽하며
기쁨을 주며
모든 것을 말하며
그 안에서 울려나와 부드럽게 화해시키며
힘차게 나에게로 돌진하여
부드러운 소리로 내 주위를 감싸는가?
밝게 울리며 나를 감싸는
부드러운 공기의 물결인가?
상긋한 향내의 파도인가?
나를 감싸며 속삭이는 노래처럼
숨 쉬고 귀 기울일까?
흠뻑 들이마시고 빠져들까?
달콤한 향내 속에 나를 입깁으로 내뿜을까?
물결치는 파도 속에
울리는 파장 속에
꿈틀대는 모든 것들이 숨쉬는 세계에
빠져 들며
깊이 가라앉아
의식조차 사라져버린
최고의 기쁨!”
5월에 듣는 사랑의 노래, 오늘은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마지막 아리아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을 __________________의 노래와 _______________가 지휘하는 _________________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감상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