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제7회 두오협회 스페셜 콘서트를 마치고..
2011-04-21 12:17:20
허원숙 조회수 4050

제7회 두오협회 스페셜 콘서트를 마치고..

 

                                                                                                            -허원숙-

 

두오협회로부터 스페셜 콘서트 제안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올린 작품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이었다.

그 작품은 30년전, 내가 빈에서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변주곡의 매스터클래스를 받을 때,

지도교수이셨던 알렉산더 자츠 (Alexander Satz) 교수님의 연주로 처음 접했던 곡이었다.

물론 교수님께서는 두오작품으로 연주를 하신 것은 아니었고,

코렐리 변주곡 전체의 근간(根幹)을 흐르는 디에스 이레(dies irae)를 설명하시면서

그 예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의 일부분을 피아노 솔로로 연주해 주신 것이었다.

그 곡을 들으면서 언젠가 저 곡을 두오로 연주해야겠다는 생각이 내 마음 속에 깔려있었던 듯,

이번 두오협회의 연주곡으로 선뜻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을 연주하겠다고 곡목을 적어 제출하였다.

나의 오랜 친구인 서울예고의 조은영 선생님이 제2피아노를 맡아주기로 했고

서로 수첩을 들고 리허설 스케줄을 짜고 각자 작품과 친해진 후에 함께 만나서 연습을 시작하기로 했다.

 

시간이 흐르고, 함께 연습 시작하기로 한 날은 다가오는데,

감탄사가 절로 터지는 멋진 작품인줄로만 알았던 이 작품은

가까이 접근할수록 머리로도 이해가 되지 않고, 손도 돌아가지 않는,

힘들고 어렵고 후회막급한 괴물같은 숙제감이 되어버렸다.

“연습 잘 되어가? 난 미치겠는데, 넌 좀 되니?”

다른 사람과 파트너를 하였다면 아마도 연주 전날까지 함께 맞추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담당한 파트를 완벽하게 연습을 끝낸 후 비로소 함께 연습을 시작하려고 했을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좋은 친구란 모름지기 허물도 함께 할 수 있는 것. 전화기를 들었다.

“일단 만나자. 느린 템포로 시작하지 뭐.”

그렇게 우리들의 연습은 시작되었다.

그런데 서로는 각자 충분히 연습을 했다고 나름 생각했었지만,

상대편 파트가 들어오니 음악은 이전에 준비했던 음악과 전혀 딴 판이 되어버렸다.

“이 곡 왜 이러니? 큰일났다. 어쩌지?”

해결책은 한 가지밖에 없다. 자주 만나는 것과 함께 자꾸 계속 쳐보는 것.

매주 월요일 아침9시 일단 2시간의 연습을 확보했다. 토요일 오전 시간도 확보했다.

물론 둘이 함께 하는 시간 이외에도 각자의 연습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다.

연주회가 임박해서는 매일 함께 연습했다.

“난 이 부분은 이렇게 치고 싶어. 넌 어때?”

“너 좀 작게 해 봐. 여긴 내 파트가 주역이야.”

“거기 너 더 나오게 해봐. 그렇지. 훨씬 좋은데?”

“내 아티큘레이션과 네 것 서로 다른데 어떤 게 더 좋지? 둘 다 해 보자. 네 해석이 더 좋구나?”

“거기 오버톤 너무 많잖아? 좀 줄여봐.” “여기 나 이렇게 크게 하고 싶은데 너 베이스 좀 더 받쳐주지, 좀?”

 

친한 친구라는 것은 이래서 좋았다.

때로는 단호하게 지적하고, 때로는 서로 다른 의견으로 섭섭하게 마음을 긁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함께 했던 연습시간은 소중한 것들을 함께 발견해내고 어린아이처럼 즐겁게....

그 모든 연습 과정을 함께 웃고 울고 음악으로 감싸고 보듬으며 치고 또 치고...

이런 것들이 한 땀 한 땀 정성껏 쌓여서 2010년 11월 4일 우리들의 스페셜 콘서트는 스페셜하게 무대 위에 올려졌다.

이 많은 만남과 이 많은 수고와 이많은 행복감.

어유~ 두오 연주 너무 어메이징한 것 아닌가!

 

*이 글은 두오협회지에 실려있습니다.